id: 11157    nodeId: 11157    type: General    point: 137.0    linkPoint: 2.0    maker: cella    permission: linkable    made at: 2010.10.06 08:57    edited at: 2010.10.06 18:36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와 "세계의 끝"의 장들이 교차하면서 나온다.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서 도서관 여자가 너무 쉽게 넘어 온다는 점... 이라기 보다는 별 다른 전조가 없이 넘어온다는 점이 너무 급작스럽다. 그러고 보면 세계의 끝에서의 도서관 여자와도 별다른 전조 없이 서로 좋아하게 된다. 주인공이 야구선수였고 과거에 도서관 여자와 모종의 인연이 있었다, 라는 식으로 뭔가 추가적인 부분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초반에 세계의 끝이라고 하다가 단지 주인공의 개인적인 세계의 끝이라는 게 드러나니까 좀 허탈했다.

'나'의 기억을 복원시키는 방법으로 음악을 사용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리고 세계의 끝에서 '그림자'만 탈출하고 '나'는 세계의 끝에 머물기로 하는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는 잠재의식의 에고이고 그의 '그림자'는 현재의식의 에고라고 한다면 어차피 '나'는 잠재의식 속에 머물게 되는 게 맞긴 하지만 '나'와 '그림자'가 어떤 경로로든 이어져 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서의 에필로그 한 개 정도가 추가됐으면 찜찜하고 불완전한 느낌이 안 들었을 것 같다.
문학성이 떨어진다는 소리를 들을 지도 모르겠지만.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주인공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까 노박사, 박사의 손녀, 도서관 여자, 크고 작은 악당들 모두 이름이 나오지 않았던 것 같다. 재미있군...


Return to Annam or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