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작품.
환상적인 부분이 약간 들어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대부분이 현실적인 이야기.
그러고 보면 일본 사람들 이름에는 색이 들어가는 경우가 꽤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그 보다는 훨씬 적은 것 같다.
황이나 백씨는 있어도 흑씨나 청씨 등등은 없다. 중국의 경우는 또 다르겠지만.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유달리 무채색을 좋아하는 것 같다.
이름에 색이 들어있는 친구들과 색이 들어있지 않고 '만든다'라는 의미의 쓰쿠루(作).
그리고 이 다섯 명과 다섯 손가락의 대비. 중간에 삽입된, 사람들의 색이 보인다는 피아니스트의 일화, 등등이 잘 어우러져서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가 됐다. 독자로 하여금 친구들이 쓰쿠루와 절연한 이유를 궁금하게 만들어서 흥미가 더 유발됐는지도 모르겠다.
초반에 쓰쿠루에 대해서 개성이 없다는 묘사가 이어질 때는 르 귄의 <The lathe of heaven> 이 연상됐고, 후반에 시로가 겪은 일들이 드러날 때는 미키 루크가 연기한 <Angel heart>가 연사됐다. 결국 이야기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지만. 잠깐 평행우주론과 같은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노르웨이의 숲> 이후로 하루키의 장편 중에서는 제일 재미있는 작품이다.
다만, 마지막에 결국 모든 원흉은 시로에게, 혹은 시로를 궁지로 몰아간 소위 악령에게 있다는 '편리한' 결말로 마무리 짓는 것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