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록, 백상의 무협소설들 보다가 요새 나오는 신무협은 별로 찾아보질 않았다. 그러니까 한 10년 정도의 공백기가 있었다. 그래서 그 동안 나온 유명한 것들을 찾아서 봤다. 그 중에서 볼 만한 건 이재일의 <쟁선계>, <묘왕동주>, 임준욱의 <촌검무인> 정도다. 이재일은 작품이 별로 없어서 아쉽고 임준욱은 쓴 게 몇 개-- <진가소전>, <녹풍답정록>, <건곤불이기> -- 있지만 비슷비슷한 스토리들이다. <괴선>은 좀 독특하지만 재미는 별로 없었다. 진산의 <대사형>은 일반 소설의 완성도를 가졌지만 역시 재미는 별로 없었다. 무협소설은 역시 호쾌한 맛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좌백의 <대도오>는 예전에 본 건데 칙칙하지만 그런대로 짜임새가 있는데 비해 좌백의 <혈기린 외전>이나 용대운의 <군림천하>는 뒷부분에서 망가진다. 남봉황과 혈기린이 첫눈에 반한다는 게 어색하고 진산월이 강해지는 건 이해가 가지만 사제들의 수준이 따라서 높아지는 건 역시 어색하다. 백야의 <취생몽사>는 무협소설 치고는 신선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완성도가 조금 부족하다. <태양의 전설 바람의 노래>는 그런대로 재미있게 가는가 싶었는데 용두사미로 끝났다. 설봉의 <사신>은 문체가 마음에 안든다. 너무 단문이라서 딱딱 끊어지는 느낌이다. 장경의 <암왕>도 처음에 보다가 말았다. 이야기가 별로 재미 없어서. 초우의 <호위무사>는 설정이 마음에 안들어서 처음에 보다가 말았고 <권왕무적>은 구무협의 전형적인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