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 20일(일요일) 구미를 출발해 3시간 정도 지나서 마리나 리조트에 도착, 그 다음날 돌아왔다. 서마산 근처 칠원분기점에서 14번 국도를 타기 위해 30분 정도 헤맸다. 첫날은 소매물도-한산도 제승당을 돌아오는 유람선을 탔는데 아주 괴로운 시간이었다. 배기가스 냄새, 선장의 시끄러운 안내방송, 거기다가 중간에 아주 시끄러운 음악을 틀었다. 소매물도는 그런대로 볼만했지만 울릉도에서 유람선을 타며 받았던 감동에는 상당히 부족했다. 한산도는 섬에 내려서 휴식을 갖는다는 거 말고는 별 의미가 없었다. 차라리 마리나 리조트의 일몰요트를 타는 게 좋았을 것 같다. sail yacht기 때문에 엔진소음이나 매연냄새가 없을 테니까. 단지 한산도까지만 다녀오기 때문에 소매물도는 못 보지만, 그렇게 고생하면서까지 보고싶은 정도는 아니었다. 게다가 바다에서 일몰을 보는 것도 장점이니까. 혹은 일행이 많다면 요트를 하나 전세내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아무튼 다음날은 비진도 해수욕장에 가려고 했는데 공교롭게도 20일에 해수욕장 폐장과 함께 수시 운행하던 유람선이 더 이상 운행하지 않게 돼서 가까이에 있는 유람선 터미널이 아니라 멀리 있는 여객선 터미널까지 가서 하루 3번 운행하는 여객선을 타게 됐다. 비진도행은 7시, 10시, 14시에 출발하고 비진도에서 통영으로 돌아오는 것은 10시10분(?), 12시20분, 16시30분에 출발한다. 그런데 요새 적조가 심해서 해수욕을 못하기 때문에 비진도 해수욕장은 그냥 발만 담그고 와야 했다. 비진도는 마치 아령같은 형태를 하고 있고 해수욕장은 사이의 좁다란 연결부를 따라 형성돼 있다. 한쪽은 백사장이고 다른 한 쪽은 몽돌해변인데 돌들이 상당히 커서 해수욕을 할 수 있는 해변은 아니었다. 물은 상당히 맑았고 폐장을 해서인지 적조 때문인지 물에 들어가거나 해변에 있는 사람은 스무명도 채 안되는 것 같았다. 적저가 아니었으면 호젓한 분위기가 더 좋을 뻔 했는데. 게다가 유진이가 여전히 물에 발을 담그는 것도 무서워 해서 두 시간 정도 있다가 통영으로 나왔다.
첫날 저녁에는 충무 김밥, 해물 뚝배기, 다음 날에는 졸복국을 먹었는데 충무 김밥이 인상적이었다. 한 10년 전에 친구들과 전국여행을 하면서 통영에서 먹었던 충무 김밥은 별로였는데 아마 김밥집에 따라서 편차가 큰 것 같다.
마리나 리조트는 듣던 대로 그리 깔끔하진 않았는데 12층에서 바라보는 한산도쪽 바다는 일품이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둘째날 아침에 안개가 자욱하게 껴서 해뜨는 것도 제대로 안 보였다. 다음에 다시 오게 된다면 충무관광호텔에서 묵어봐야 겠다. 절벽 위에 올라가 있지만 3층밖에 되지 않아서 경치가 마리나 리조트 보다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호젓한 맛은 더 있을 것 같다. 리조트 회원이 아니라면 마리나 리조트가 약간 더 비싸다는 점도 있다.
근처에 있다는 해수욕장(아마 도남 해수욕장)을 거쳐서 해안가에 있는 산책로는 상당히 좋다. 자전거를 대여해 주기도 한다.
올 때는 길을 헤매지 않도록 진주와 남해고속도로를 통해서 왔다. 시간은 국도를 이용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2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통영항의 야경이 멋지다는데 보지 못해서 아쉽다. 마리나 리조트에서 바다의 반대쪽에 묵거나 아니면 둘째날 가본 남망산공원에 가서 보면 좋을 것 같다. 생각해 보니 첫날 달아공원에 가서 본 경치도 좋았다. 석양 무렵에 보면 더욱 멋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