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bug은 6월에 잠시 왔다 가는 풍뎅이 종류라고 한다. 곧 태어날 아기한테 그런 이름을 붙이는 것은 불길하지 않은가. 곧 어날 조카가 지낼 방에서 며칠 지내는 것은 좋지만 매일같이 관계를 가지면서 소리를 내는 것은 가족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는가. 그 옆에서 담배를 물고 사는 시어머니나 아기 아빠는 무책임하지 않는가. 그리고 벙어리 마녕 조용한, 며느리에게 줄 나무로 깎은 새를 끝내 주지 못하는 시아버지는 지나치게 수줍지 않은가. 새로 만난 동서와 친하게 지내지만 막상 동서가 아기를 낳게 됐을 때 중요한 계약을 성사시키느라 병원에 가보지도 않는 며느리는 너무 얄팍하지 않은가. 깊은 적이 없다고나 할까. 그런데 이런 결점 투성이의 등장 인물들을 억지로 친해지게 만들지 않는 것이 이 작품의 미덕이다. 때때로 무의미해 보이는 배경이나 지나가는 사람에게 카메라를 고정시키는 감독의 시선은 건조해 보인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또한 작은 희망의 싹을 남겨놓는다. 가끔 경쾌한 음악으로. 다시 시도해 보자는 아기 아빠의 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