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 작품.
왠일인지 <부기나이트>, <매그놀리아>같은 이 감독의 작품들은 줄거리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영화는 길이도 짧거니와 이야기도 아주 간결하다.
초반에 나오는 두 개의 자동차 장면이 암시하는 두 가지 이야기가 영화를 이끌어 간다.
새벽(?)에 잘 달리던 자동차가 갑자기 뒤집어지면서 구르는 사고 장면.
그리고 지나가던 차가 갑자기 풍금을 길 가에 내려놓고 가는 장면이다.
재미있는 것은 차가 구르는 장면과 차에서 풍금을 내려놓는 장면이 바로 이어져서 마치 사고난 차에서 풍금을 내려놓은 것처럼 보이는 거다. (어쩌면 진짜로 동일한 차일 수도 있다.)
망설이다가 풍금을 사무실로 집어오는 것은 갑자기 닥친 행운을 능동적으로 잡으려는, 캐릭터의 성격 변화를 암시한다.
폰섹스로부터 시작된 강도들의 위협은 배리를 하와이로 출장간 레나에게로 몰아간다.
또한 피드백으로서 레나와의 사랑은 강도들을 물리치는 힘을 준다.
결국 두 개의 이야기는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게 된다.
푸딩를 사면 받을 수 있는 비행기 마일리지는 배리가 평범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보통 사람들은 간과하는 것을 간파하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아마 수백개의 푸딩을 사서 얻게 되는 마일리지는 실제로 받기까지 한참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로 쓸모는 없다.
다만 하와이에 갈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제공할 뿐, 실제로 배리가 비행기를 타는 것은 독특한, 혹은 특별한 여자 레나의 적극적인 끌어당김과 강도들의 위협이 있기 때문이다.
아담 샌들러의 캐스팅은 절묘하다. 현재까지의 삶이나 정신적으로나 문제의 소지가 다분한 캐릭터인데도 왠지 이런 코믹 캐릭터는 관객에게 희망섞인 밝은 aura를 발산한다. 그리고 그런 것이 이유가 돼서인지 해피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