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 11044    nodeId: 11044    type: General    point: 149.0    linkPoint: 1.0    maker: cella    permission: linkable    made at: 2010.05.18 12:50    edited at: 2010.05.18 13:49
2046
2046이 처음 나왔을 무렵 봤을 때는 자막이 엉망이어서 제대로 보지를 못했었는데 이제 다시 보게 됐다.

화양연화에 이어지는 이야기 같은데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 왕가위 영화의 결산이 되는 작품이라고 할 수도 있는 듯.

그래서인지 그 뒤로는 제대로 된 장편, 그러니까 중화권에서 같이 일하던 배우들과 찍은 장편 영화가 아직 없다.

양조위와 기무라 타쿠야, 여자는 장만옥, 공리, 장쯔이, 양채니, 유가령 등등이 나온다.

아마도 장만옥이 나오는 장면은 화양연화에서 가져온 듯.

2047호에 사는 양조위의 연애 이야기라고 단순하게 얘기할 수도 있지만 알고보면 복잡한 이야기.

2046년 홍콩이 중국에 흡수되는 역사적인 시간을 하나의 장소, 시간이 정지되거나 영원한, 혹은 잃어버린 기억을 찾을 수 있는 장소로 치환하고, 매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시간도 2046에서 돌아오는 열차의 1224호 객차로 치환된다.

2046과 2047은 각각 하나의 소설로 치환되고 양조위는 기무라 타쿠야로 치환된다.

마찬가지로 양조위가 공리에게 장만옥의 모습을 겹쳐본다고 명시적으로 말하기도 하는데 어떻게 보면 여기에 나오는 양조위의 상대 여자들이 모두 한 여자의 변주들로 보인다.

단순화하자면 2046은 사실 아직도 머나먼 미래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는 과거 혹은 과거의 사랑을 상징하고 2047은 현재 혹은 미래, 혹은 현재 혹은 미래의 사랑을 상징한다.

그런데 2046에 간 사람은 많아도 거기에서 돌아온 사람은 단 한 사람 기무라 타쿠야(혹은 양조위)밖에 없다는 건 뭘 나타내는 걸까? 사랑의 추억에서 빠져나왔다는 건가... 플레이보이가 됨으로써?

아무튼 음악이 아주 훌륭.



Return to 자전거 스탠드 or 2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