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감독 작품.
총잡이 El Topo 가 겪는 우화. 주인공은 서부의 총잡이지만 이야기는 도교나 불교나 힌두교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어린 아들을 데리고 다니는 것은 일본의 외팔이 검객을 연상시킨다. 아들 대신 데리고 가는 여자의 이름이 Mara 이고 이 여자의 청을 받아서 총잡이 마스터들을, 속임수로, 죽이게 된다는 것은 힌두교나 불교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4명의 현자가 하는 행동이나 말들은 도교나 불교에 나올 법한 것들이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엘 토포가 열심히 굴을 판 결과로 불구자들과 방탕한 도시 양쪽이 파국을 맞이한다는 점이다. 엘 토포도 자살하고 만다. 그러니까 전체적으로는 엘 토포의 실패담이 된다. 그나마 엘 토포의 아들과 새로 얻은 난장이 부인, 새로 얻은 아이가 같이 떠난다는 점이 희망이라고나 할까.
질질 끄는 부분이 없어서 재미가 없지는 않은데 편집이 아주 초보자적인 느낌을 준다. 일부러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동양적인 이야기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인상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굳이 찾아서 볼 필요까지는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