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6.1.토
그린피쉬에 가서 인디언 복어 2 마리를 사와서 프라스틱 어항에 넣었다. 하룻밤이 지났는데 아직 꼬리를 말고 움직이지 않는다.
물벼룩을 먹지도 않는 것 같고, 조개물벼룩은 얼굴을 지나가도 먹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다음은 인디언 복어 사육개론.
2013.6.2
점이 많고 잘 안 움직이는 애는 잠복이(혹은 점복이), 점이 별로 뚜렷하지 않고 활동적인 애는 먹복이라고 이름 붙였다.
아침부터 애지렁이와 작은 지렁이를 몇 마리 줬는데, 먹복이가 주로 먹었다. 애지렁이를 5 마리 정도 먹고 작은 지렁이를 두 세 마리 정도 먹었다. 잠복이는 작은 지렁이 절반 정도를 먹었다. 별로 먹으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그냥 안 먹고 놔둬서 마사토 속으로 들어가 버린 게 몇 마리다.
2013.6.3
애지렁이를 줬는데 역시 먹복이는 4 마리 정도 먹었다. 지렁이 한 마리를 줬는데 너무 커서인지 둘 다 구경만 하고 마사토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래도 잠복이가 애지렁이를 한 마리 먹었다.
구피를 플라스틱항으로 옮겨 봤다. 24 마리 정도. 구피와 복어는 서로 경계하고 가까이 가지 않았다. 복어는 수가 훨씬 적은데도 기가 죽지는 않는 것 같다. 원래 복어가 있던 곳이어서 그런지도. 처음에 덩치가 큰 세 마리를 옮겼을 때 복어한테 한 마리가 물렸는지 구석에 숨어서 떨고 있는 걸 보기도 했는데 수가 많아지고 숫놈들을 넣었더니 구석에 숨어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수면 가까운 곳에 붙어 다닌다.
멸치를 잘게 조각내서 줬는데 구피들은 그런대로 잘 먹지만 역시 복어들은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 참고로 그린피쉬에서는 냉동장구벌레(냉짱)나 실지렁이를 줬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감마루스나 건짱을 먹도록 길들였다는 얘기도 있다.
이 플라스틱 항이 조금 더 아랫쪽에 있어서 햇빛은 덜 받고, 그래서 녹조가 구피항 보다 훨씬 적다. 그래서 이 복어항에 물벼룩이라도 많이 생기도록 물을 많이 옮겼다. 밤에 플래쉬로 보면 모이나 물벼룩이 돌아다니는 게 보이긴 한다. 다프니아는 어디 갔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
2013.6.10
천사의 눈물의 잎들은 마 녹아 버렸다. 줄기만 남아서 덤불을 이루고 있는데 여기에 들어가 있는 것을 좋아한다. 처음에는 두 마리가 사이좋게 같이 붙어다녔는데 이틀 정도 지나니까 이제 안심이 되는지 먹복이가 덤불을 독차지하고 잠복이가 들어오려고 하면 쫓자냈다. 그래서 덤불을 두 개로 나눠 떼어 놓았더니 각각 하나씩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덤불들도 조금씩 녹고 있는 것 같다.
며칠 전에 스킨답서스 한 촉을 넣었다. 뿌리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그 아래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
시페루스 가지치기를 했던 2 개의 촉에서 뿌리와 줄기가 나왔다. 기존에 있던 것 옆에 같이 심었다. 그런데 기존에 있던 것은 더 자라지 않는 걸로 봐서 그냥 죽은 것 같다.
초반에는 아침에 복어 한 마리 당 애지렁이 10 마리 정도를 줬다. 그 이상은 잘 안 먹는 것 같았다. 여행 다녀와서 2.5 일 만에 세라에서 나오는 raffi-i 라는 감마루스를 줬는데 입질만 하고 먹지는 않은 것 같다.
애지렁이는 흙을 넓은 그릇에 넣고 물을 넣으면 기어나오는 것을 잡으면 비교적 수월하게 잡을 수 있는데, 그래도 여전히 너무 오래 걸리고 허리도 아파서 그냥 안 주기로 결심했다.
가끔 뭔가 공격하는 듯한 몸짓을 하는 걸로 보면, 그리고 집어넣은 다프니아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다프니아 정도의 물벼룩은 잡아 먹는 것 같다. 모이나는 아직 꽤 눈에 띈다.
예전에 많아질까봐 걱정했던 물달팽이는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그냥 화분에서 찾은 달팽이를 넣어줬는데 납작한 것은 금방 빼 먹는다. 길죽한 달팽이는 먹으려고 시도는 하는데 잘 먹지 못한다.
조개물벼룩은 복어 입에 비해 너무 크지 않은가 싶었는데, 복어가 입 속에 삼키는 걸 봤다. 하지만 바로 뱉어내고 말았다. 외국의 포럼에서는 일부러 조개물벼룩을 키워서 물고기 먹이로 준다는 사람들도 있는 걸 보면 영양소도 어느 정도 있는 게 아닐까 한다. 복어가 껍질을 깨서 먹으면 소화시킬 수 있을 것 같다.
복어에게 자극을 주기 위해서 구피 두세 마리를 옮겨놓은 다음, 감마루스를 부스러뜨리고 물에 가라 앉히고, 애지렁이를 몇 마리 넣은 것을 스포이드로 줘 봤다. 구피는 감마루스를 아주 잘 먹는데 복어들은 여전히 애지렁이만 골라 먹는 것 같다.
오늘 아침에는 조개물벼룩 몇 마리를 스포이드로 뿌려주고, 감마루스 가루와 부스러뜨리지 않은 것 2 개를 물에 띄워 놓았다. 감마루스를 젓가락으로 잡아서 들이댔더니 잠복이가 입질을 했는데 순간 먹복이가 공격해서 도망가 버렸다. 정작 먹복이는 보기만 하고 입질도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관찰한 결과, 먹복이가 더 싸움을 잘하지만 잠복이가 더 눈이 좋은 것 같다. 그래서 애지렁이를 주면 이제 잠복이가 더 빨리 와서 먹어 버린다. 먹이를 먹을까 말까 망설일 때 눈을 이리저리 굴리는 걸 보면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이 동물에게도 적용되는 것 같다. 구피류에 비해서 눈을 자유롭게 움직이기 때문에 복어가 더 머리가 좋아 보인다. 그래서 의심도 더 많은 듯.
6.12.
그제는 오후에 달팽이를 한 마리 당 4 개 이상 먹은 것 같다. 어제는 아침에 한 마리 당 1 개씩 줬다.
어제 오후에 젓가락으로 감마루스 새우를 집어서 얼굴에 가까이 대니까 먹복이는 먹지 않고 잠복이는 입질을 했다. 그런데 잠복이가 입질을 하는 것을 보고 먹복이가 잠복이를 공격했다. 자기는 안 먹는 것도 다른 놈이 먹는 것은 못 봐주겠다는 것 같다. 배가 고픈지 가끔 잠복이를 공격한다. 어쩌다가 한 번씩 잠복이가 공격할 때도 있다.
오늘 아침에도 비슷한 패턴이다. 먹복이를 잡아서 다른 곳에 가둬 놓고 잠복이가 먹도록 하면 될 것 같은데 먹복이를 잡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
감마루스를 부숴서 길쭉한 부분 2 개와 작은 부스러기 몇 개를 수면에 뒀더니 잠복이가 와서 입질을 했다. 그런데 또 먹복이가 잠복이를 공격해서 쫓아버렸다.
며칠 전부터 조개물벼룩을 스포이드로 넣어주는데 먹으려고 하지는 않았다. 아주 작은 조개물벼룩을 스포이드로 넣어줘도 그냥 먼지같은 걸로 보이는 듯. 그런데 중간 크기 1 개를 넣었더니 먹복이가 먹었다.
저녁에 달팽이 5 개, 길쭉한 달팽이 10 개 정도를 넣어줬다. 이 길쭉한 것은 먹는지 안 먹는지 잘 모르겠다. 먹으려고 시도는 하는 것 같은데.
6.13
먹복이에게 중간 크기 조개물벼룩 1개를 줬더니 잘 먹었다. 입을 우물우물 거리는데 씹어먹는 것 같기도 하고. 통째로 삼켜서 장이 막히는 불상사가 일어나면 안되는데.
6.14
어제, 먹지는 않지만, 조개물벼룩 큰 것들을 50 마리 정도 구피항에서 복어항으로 옮겨줬다.
어제는 달팽이 2 개, 길쭉 달팽이 2 개를 줬다. 저녁에도 구피 3 마리를 옮겨서 감마루스 부스러기를 먹는 시범을 보였지만 역시 먹지 않는다.
아침에 작은 집게벌레를 줬는데 먹지 않는다. 달팽이 16 개, 길쭉달팽이 4 개 정도를 줬다. 그리고 나서 중간 이하 크기의 조개물벼룩을 10 마리 정도 준 것 같다.
그렇게 먹고 나니까 더 안 먹겠다는 듯, 덤불로 돌아갔다. 배가 부르니까 사이가 좋아지는 것처럼 둘이 가까이 있다.
조만간 조개물벼룩이 번식을 하고 작은 개체들이 생기면 그걸 먹으면서 살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관찰 결과, 잠복이는 눈이 좋고 센스가 좋아서 먹이를 잘 먹는다. 빠는 힘도 좋은 듯, 길쭉달팽이를 잘 먹는 것 같다. 하지만 먹복이는 길쭉달팽이를 먹지 않는다.
크기도 잠복이가 약간 더 큰 것 같다. 그런데도 먹복이가 공격적인 걸 보면 먹복이가 숫놈이고 잠복이가 암놈인 게 아닐까 한다.
인디언 복어에는 2 가지 종류가 있는데, 먹복이, 잠복이는 carinotetraodon travencoricus 인 것 같다.
6.18
15 일에 달팽이를 10 마리 이상 준 것 같다. 17일에는 달팽이를 2 마리 정도 준 것 같다.
오늘 감라루스를 부숴서 작은 조각을 물에 적신 다음 달팽이 빈 껍데기에 살짝 넣어서 줘봤다. 안 먹는다.
그제 구피항에서 조개물벼룩 수십 마리를 복어항으로 옮겼다.
어제 뛰쳐 나와서 죽은 중간 크기 구피 한 마리가 있었는데 그 시체를 복어항에 넣었다. 복어가 먹지는 않는다. 아마도 시체라서.
조개물벼룩들이 몰려 들어서 먹는데 금방 다 먹지는 못한다. 아마 이틀은 걸릴 것 같다.
조개물벼룩이 먹을 수 있다는 건 알게 된 것 같은데, 여전히 중간 크기보다 큰 것은 먹지 못한다. 입에 넣었다가도 뱉어낸다.
6.21
그제까지 달팽이를 하루에 4 개나 6 개 정도 줬다.
어제는 그 동안 키운 물벼룩들을 줬다. 스포이드로 주기도 하고 물을 통째로 붓기도 했다. 아마 다프니아 수 십 마리가 들어갔을 것 같다.
오늘 아침에도 마찬가지.
물벼룩은 유리수반에 키우다가 유리병 2 개에 옮겨서 키우고 있다. 한 개가 1 L 정도 들어가는 듯.
유리수반에는 아마존프로그비트와 자라풀과 좀개구리밥, 물개구리밥 등의 부상수초들을 넣어두었다. 나중에 혹시 필요할지도 모르니까.
그 속에는 여러 물벼룩 등등이 살고 있다. 아마 이런 벌레들에게는 유토피아.
처음에 1 주일 정도는 잘 보이지도 않았는데 2 주 이상 지나니까 잘 번식하고 있다.
복어가 적은 경우에는 가장 키우기도 쉽고 주기도 쉬운 생먹이인 것 같다.
감마루스 부스러기를 물벼룩과 함께 스포이드로 줘도 먹지 않는다.
어제 물벼룩을 주기 전에는 배가 평평했는데 오늘 물벼룩들을 주고 난 뒤에 보니가 배가 나온 것 같다.
더 굶기는 게 좋았으려나 하는 생각이 든다.
7.1
화분 밑바닥에서 민달팽이들을 발견해서 한 번 먹으라고 줘 봤다. 한 개는 길이는 복어의 1.5 배, 굵기는 0.5 배 정도 되는 거였는데 머리를 주로 공격해서 먹었다. 민달팽이가 거의 죽은 것 같았는데 옆에서 불쌍하다고 해서 그냥 꺼내서 밖으로 아웃. 두 번째는 굵기가 복어 정도 되는 꽤 큰 놈이었는데 꼬리 쪽을 물 속에 넣어줬더니 입질은 하는데 끈적이는 액체에 쌓여 있어서인지 한 입 베어물고 조금 괴로워한다. 한 번 끈적거림 때문에 고생해서인지 세 번째 중간 크기를 한 개 넣어줬는데 그렇게 열심히 먹을 생각은 없어 보였다. 이상은 모두 잠복이의 경우고, 먹복이는 입질 한 번 하지 않았다.
하루에 두세 개의 달팽이를 넣어주는 정도고, 3 일에 한 번 정도 물벼룩을 넣어주는 정도인데, 이제는 계속 배가 불룩한 상태를 유지한다. 엊그제 민달팽이를 줬을 때는 잠복이가 너무 배가 나와서 머리와 꼬리를 제외하면 공같은 모양이 됐을 정도다. 물벼룩을 먹어서인지 조개물벼룩을 먹어서인지는 잘 모르겠다. 물벼룩을 먹는 것은 잘 보이느데 스스로 조개물벼룩을 먹는 것은 못 봤다. 밤에 플래쉬로 비춰보면 이제 작은 조개물벼룩들이 꽤 사는 것 같은데 낮에는 보이지 않는다. 어제 오후에 물벼룩을 상당히 많이 넣어줬는데 밤에 보니 아직도 안 먹힌 개체들이 상당히 많이 보였다. 여름에는 이렇게 충분히 키울 수 있을 것 같은데, 겨울에는 햇빛이 약해서 잘 될 지 모르겠다. 게다가 계속 살생을 하게 하는 게 좋지 않다는 의견도 있는데... 어떻게 사료에 적응을 시킬 지 모르겠다. 이 복어들은 마치 살아서 꿈틀거리지 않는 것은 먹는 게 아니다, 라는 개념이, 1+1=2 와 같이 자연법칙처럼 각인돼 있는 것 같다.
7.8.토
그제와 어제 죽은 구피 시체를 3 개 복어항으로 옮겼다. 그제 저녁에 인퓨조리아를 1 g 넣어줬다. 어제 저녁에 봤을 때는 아직 움직이는 짚신벌레가 보이지 않았다. 다만 모이나가 꽤 많이 보였다. 다프니아는 유리수반에 상당히 크게 성장한 놈들이 있어서 수십 개를 가져다 복어항에 넣어줬는데 복어들이 먹은 건지 바닥에 숨은 건지 굶어죽은 건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녹조가 적어서 먹을 게 부족한 것 같다. 구피 시체 - 짚신벌레 등등 - 물벼룩 - 복어 의 먹이사슬이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건데 잘 될지 모르겠다. 만약 이게 잘 된다면 차후에 짚신벌레 등등이 잘 살 수 있게 우유같은 거라도 넣어줘야 할 것 같다.
어제 복어에게 오랜만에 지렁이와 애지렁이들을 줬다. 아주 좋아한다. 꽤 먹은 것 같은데 오늘 아침에 보니까 배라 꺼져 있었다. 감마루스를 부숴서 가루를 스포이드로 줘도 별 관심이 없고 통째로 젓가락으로 잡고 입가 직접 갖다 대도 먹지 않는다. 계속 스킨답서스 뿌리 사이에서 쉬고만 있어서 몸상태가 않좋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물벼룩들을 스포이드로 넣어줘도 한 두 개만 먹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지렁이들을 줬더니 금방 달려들어서 신나게 먹는다. 그러니까 어제 먹은 지렁이들 생각에 물벼룩에는 별 관심을 안 보였던 것 같다.
7.24.수
물벼룩이 아주 많아졌다. 하루나 이틀에 한 번씩 우유나 미숫가루 남은 것을 티스푼 반 개 정도 넣어주면 그걸 물벼룩들이 먹고 사는 것 같다. 혹은 짚신벌레같은 것들이 먹고 그걸 물벼룩들이 먹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물벼룩들을 복어가 먹고. 그런데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 듯. 배가 빵빵하지는 않다. 물벼룩들 수도 많고 잡기 어렵지도 않아보이는데. 복어가 가까이 가도 물벼룩들이 확실하게 도망가지는 않는다. 그래서 복어는 물벼룩 무리 근처에 입을 대고 빨아들이듯이 잡아먹는 것 같다. 단, 우유를 한 번에 너무 많이 넣으면 복어들이 힘들어 하는 것처럼 보인다.
밖에서 들어 온 큰 개미. 안 먹는다. 지름이 3, 4cm 정도 되는 우렁이. 무서워하며 도망간다. 구피항에 넣어준 워터코인화분에서 나온 작은 지네 모양의 벌레. 안 먹는다. 작은 민 달팽이. 이번에는 잘 먹는다.
8.26.월
7월 말에 여행 가기 전에 쌀뜬물을 왕창 줬는데, 그 때문인지 여행 갔다 와서 보니까 물벼룩이 거의 전멸했다. 그 뒤 다시 복어가 먹고 살 정도로 많게 불리기까지 3주가 걸렸다.
우유를 물벼룩 먹이로 주고 있는데 그 때문에 며칠 지나면 수면에 기름이 뜬다. 그리고 그 기름을 먹는 물벼룩 만한 벌레가 생겼다. 아마 전에 미나리 잎에 살던 그 벌레 같은데 그 때는 검은 색이었는데 지금은 흰색이다. 지금까지는 일일이 구피항으로 옮겨서 제거했는데 그냥 놔둬서 기름을 먹어치우게 해 볼까 한다.
9.9.월
물벼룩의 먹이로 주던 우유를 하루 이틀 정도 안 주고 대신 우렁이항의 녹조가 많은 물을 두 국자 정도 줬다. 우유 때문에 바닥에 하얀 색의 뭔가가 생기고 결정적으로 워터코인들이 거뭇하게 뭔가에 덮여서 계속 죽어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랬더니 물벼룩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녹조가 너무 적은가? 일단 다른 작은 통 2 개 에서 자란 물벼룩들을 넣었더니 다시 개체수는 많이 보충됐는데 지속적으로 내부 순환이 될 수 있는 (거의) 닫힌 생태계를 만들기는 쉽지 않고 더 고민해 봐야겠다. 복어항을 우렁이항처럼 햇빛이 많이 드는 베란다에 두면 될 것 같은데 겨울에는 얼어 죽을 것 같다. 등을 켜두면 될 것 같지만 너무 번거롭고 전기도 아깝다. 하긴 작년 하반기에는 구피항에 생긴 녹조를 제거하려고 했었던 걸 생각해 보면 겨울에 가까와지면 햇빛이 거실 안 쪽까지 들어와서 거실에서도 녹조가 잘 생길 것 같긴 하지만. 일단 지금으로서는 물과 물벼룩이 섞인 그릇들을 베란다에 놓고 녹조와 물벼룩을 길러서 일정 간격으로 복어항에 공급해 주는 방법을 써야겠다.
10.16.수
물벼룩은 잘 공급되고 있는데 베란다가 너무 추워지면 동면에 들어간다고 해서 구피항 옆으로 옮겼다. 인터넷에서 찾은 정보에 따르면 30도에서 18마리면 20도에서 2마리 15도에서 1마리 35도에서 1마리라고 한다. 요새는 가끔 달팽이를 주고 거의 물벼룩만 먹고 살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을 너무 무서워 한다.
며칠 전부터는 하루에 우유를 아주 조금씩--한 두 방울 정도--넣어 봤는데 하얘지는 것은 없지만 워터코인 색은 점점 어두워지는 것 같다.
복어항이 아니라 물벼룩 그릇에 직접 우유를 넣으면 이런 부작용이 없을 것 같긴 한데.
우렁이는 둘 중 작은 녀석이 몇 주 전에 죽었다. 썩어서 냄새가 날 것 같아서 밖으로 던져 버렸다. 큰 녀석도 행동이 느려지고 오래 살지 못할 것 같다. 왜그런지 원래 있던 곳에서는 자꾸 밖으로 도망치길래 유리수반으로 옮겨주었다. 짐작하건대 원래 있던 곳에 먹이로 넣어 준 자라풀과 아마존 프로그비트가 수면을 다 덮으니까 녹조가 옅어지고 그래서 물벼룩은 줄어들고 조개물벼룩이 창궐하게 됐고 이 조개물벼룩이 우렁이를 괴롭이는 것 같다. 그래서 원래 있던 그릇에서 부상수초도 모두 제거해 버렸다. 우렁이는 두 번 알을 낳았는데, 첫번 째 낳은 알에서 낳은 새끼들은 거의 다 잡아서 복어항에 넣워줬다. 일부는 그냥 죽어버린 것 같고 대부분은, 그 속에 살면서 수초을 먹어치울까봐 아예 껍질을 완전히 벗기거나 일부 벗겨서 구피항에 넣었는데 껍질을 약간만 벗겨도 그냥 죽는 듯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같은 우렁이라도 움직이는 것은 복어가 먹으려고 시도하는데 움직이지 않는 것은 시도조차 안 하는 것 같다. 우렁이는 달팽이와 달리 딱딱한 문이 있고 움직일 때도 몸의 대부분이 껍질에 보호되고 있어서 복어가 잘 먹지를 못하는 것 같다. 두 번째 알을 낳았을 때는 알에서 나온 새끼를 죽이는 게 싫어서 그냥 알을 다 깨서 구피항에 먹이로 넣어주었다.
참고로 초반에는 자라풀과 아마존 프로그비트, 좀개구리밥을 너무 빨리 먹어치워서 양이 점점 줄어들었었다. 뭐든지 다 먹어치우는 줄 알았는데, 감자를 넣어주면 껍질 차체는 안 먹고 거기에 붙어있는 감자속을 깨끗하게 먹어치운다. 당근이나 오이는 껍질까지 먹어치우는 것 같은데 오이는 그리 잘 먹지는 못한다. 그래서 오늘은 좀개구리밥을 조금 넣어주었다. 좀개구리밥은 얇아서 그런지 잘 먹었었다.
12.9.월
한 2주일 전에 수반에 있던, 하나 남은 큰 우렁이도 공원에 묻어주고 수반을 가져다가 마사토에 워터코인과 시페루스를 심고 복어들을 옮겼다. 조개물벼룩이 섞이지 않게 조심하면서 물벼룩들만 잔뜩 넣어주었다. 평소에는 마사토 사이에 숨어서 잘 안 보이는데 수반을 들고 옮길 때 튀어나온 물벼룩들 보니까 100 마리는 넘는 것 같았다.
인터넷에서 물벼룩을 전문적으로 사육하는 곳에서는 미숫가루를 먹이로 준다는 걸 봤다. 그래서 가끔 미숫가루를 주고 있다. 원래 복어항이었던 것은 아직도 물벼룩과 조개물벼룩들이 다수 살고 있는데, 조개물벼룩을 수십마리 잡아내서 워터쿠인을 양생하는, 물이 차 있는 그릇에 몰아넣었다. 그 외에도 물벼룩만 골라내 기르는 물벼룩 그릇을 몇 개 관리하고 있다. 녹조가 잘 생기도록 햇빛이 비치는 장소로 이동시켜 가면서. 그러다가 우연히 흑미가 한 알 떨어졌는데 알맹이가 솜처럼 부풀어 오르면서 그다지 물을 더럽히지 않고 물벼룩들의 먹이가 되는 것 같아서 현미나 흑미를 몇 개씩 물벼룩그릇과 복어가 있는 수반에 넣어주었다.
수반은 높이가 낮아서 복어가 뛰어나오지 못하도록 비닐로 10cm 정도 높이로 장막을 둘러놓았다. 그런데 그랬더니 관찰에 방해가 된다. 좀 높이가 있는 그릇으로 옮기고 싶다.
복어들을 옮기기 위해 국자로 잡기는 의외로 어렵지 않았다. 옮겨진 다음에는 한동안 우울해 보이기도 했다. 여전히 가까이 가면 굉장히 놀라면서 빠르게 수반 가장자리를 따라 달린다.
여기 넣어준 워터코인은 아마 구피항이 위기에 처했을 때 꽃집에서 사온 두 개의 워터코인 화분에서 비롯된 것 같은데 아무래도 이 종류와 기존에 있넌 워터코인은 종류가 다른 것 같다. 물에 약해서 잎이 몇 개 녹아내리고 있고 아무래도 결국 다 녹아버릴 것 같다.
2014.1.7.화
2주 정도 전에 복어 암놈이 기운이 없어서 큰 사각 락앤락 통에 옮겼다. 여기에는 물벼룩들을 기르고 있었는데 이제 충분히 많아진 상태. 이끼도 꽤 있어서 산소도 잘 만들어지고 있었다. 혹시 몰라서 워터코인 몇 포기하고 시페루스 약간을 옮겨다 놨다. 심지어 화분에서 잡아온 애지렁이 몇 마리를 줘보기도 하고 달팽이를 줘보기도 했지만 전혀 먹지 않고 있었다. 혹시 외로움을 느낄까봐 숫놈을 옮겨다 줬는데 숫놈이 다가가면 도망가는 행동을 보여서 숫놈은 다시 수반으로 돌아감. 그 뒤 며칠 뒤에 죽었다. 수반으로 옮긴 게 스트레스를 준 건지, 수반에 옮긴 다음 몇 번 이동시킨 게 스트레스를 준 건지, 수반으로 옮기면서 먹이가 적어져서 숫놈하고 싸웠는지, 추워서 그런건지, 눈에 띄지 않는 어떤 병에 걸린 건지 잘 모르겠다.
원래 수반의 물벼룩이 부족하지 않을까 해서 숫놈은 이 락앤락 통에 옮겨 놨다. 테이블 위에 놨는데 햇빛이 오전 한 때만 비치기 때문에 오후에는 몇 시간 씩 백열등을 비춰줬다. 따로 물벼룩의 먹이를 주지 않아도 물벼룩들이 잘 사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니까 햇빛이 부족할 때는 이렇게 백열등으로 키우면 먹이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가끔 햇빛이 비치는 곳으로 옮겨주다가 아무래도 이동하는 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 같아서 제일 햇빛이 잘 비치는 창가 바닥에 옮겨놓은 상태다. 이걸 다시 그린피쉬에 돌려줄까, 했는데 어린이가 반대해서 다시 한두 마리를 추가로 가져올까 생각중이다.
2014.11.27.목
복어항에 물벼룩이 아주 많아졌다. 몇 주 동안은 어떤 물벼룩 사육 업체에서 미숫가루를 먹이로 준다고 해서 주다가, 일주일 전부터 쌀뜨물을 주고 있다. 예전에 쌀뜨물을 너무 많이 주니까 거의 전멸한 경험이 있는데, 너무 많이 주지 말고 어항 위에서 볼 때 바닥이 보일 정도는 돼야 한다고 함. 아무튼 그렇게 주니까 물벼룩이 아주 많아졌다. 게다가 물벼룩 크기의 애벌레 모양의 벌레들이 갑자기 생겼다. 실내에 돌아다니는 모종의 날벌레가 알을 나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정확한 것은 모르겠다. 아무튼 쌀뜨물은 밥을 해 먹으면 계속 넘치도록 공급되니까 이런 식으로 물벼룩을 키우고 그걸 이용해서 복어를 여러 마리 기를 수 있을 것 같다. 문제는 물에 영양이 많아지니까 이끼가 많아지고 있는 것. 적정한 양의 쌀뜨물이 어느 정도인지 찾아야 하겠다.
그린피쉬에 가서 인디언 복어 2 마리를 데려왔다. 다 팔리고 없다고 하는데 어떤 직원이 자기가 키운다고 수초항에 넣어 둔 것을 가지고 왔다. 여전히 2 마리에 5천원.
붓이끼가 창궐하고 있어서 오토싱을 4 마리 데려왔다. 오토싱은 붓이끼는 안 먹는다는 얘기가 많지만 먹는다고 하는 의견도 있다. 보통 시아마즈 알지 이터가 붓이끼를 먹는다고 하는데 또 먹지 않는다고 하는 얘기도 있다. 아무튼 복어와 오토싱은 한 어항에서 잘 지낸다는 얘기가 많아서 일단 오토싱을 가지고 왔다. 오통싱은 2 마리에 6천원이다.
물 맞댐 1 시간 정도 후에 넣었는데 새로 가져온 복어들 보다 기존에 있던 녀석이 훨씬 크다. 아마 두 마리를 합친 무게와 비슷할 것 같다. 아직까지는 싸우지 않고 한데 몰려 다니면서 물벼룩을 잡아 먹고 있다.
그리고 Echinodorus Scaber 를 한 촉 가지고 왔다. 국내에서는 보통 에키노도로스 스카바 라고 부른다. 다른 종류들은 에키노도루스 뭐뭐뭐 이렇게 부르는데, 이 스카바는 주로 ~로스라고 잘못 알려져 있는 것 같다. 4.5천원 줬는데 이상하게 홈페이지에는 6천원이라고 돼 있다. 비슷한 다른 종류인가? 하지만 이게 맞는 것 같다. 복어항이나 구피항에 넣으면 이끼에게 공격을 받을 것 같아서 일단 따로 심어 놓으려고 한다.
2014.12.1.월
에키노도루스 스카바를 꺼내보니 5 뿌리로 분리되는 거였다. 그래서 2 뿌리는 복어항에 심고 3 뿌리는 새로 통을 만들어서 심었다. 복어항에 이끼가 많아서 다 심었다가 다 죽어버릴까봐. 그리고 추가로 화분에 있던 워터코인을 손바닥 2 개 정도 뜯어서 넣어 주었다.
2014.12.8.월
에키노도루스 스카바는 잘 자라고 있다. 새 순이 나오면 잎이 하루에 1cm 이상 자라는 것 같다. 아직 붓이끼가 생기지도 않았다. 그러고 보면 벽에 붙었던 붓이끼도 약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토싱들은 청소를 하는 모습이 잘 보이지 않지만 손바닥 2 개 정도의 면적이 깨끗해 졌다. 전체 벽면을 청소하려면 몇 달 걸릴 것 같다.
쌀뜨물을 이삼일에 한 번 정도 넣어주고 있다. 물벼룩은 벽면이 수면 가까이에 바글거리는 정도. 먹이로는 충분할 것 같다. 그런데 새로 온 복어들의 배가 그리 볼록해지지는 않는다. 그린피쉬에 갔을 때 8자복어들을 잠까 인디언 복어로 헷갈렸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집에서 보던 복어가 너무 커져서 8자복어 크기에 가까와져서 그렇게 생각했었던 것 같다. 새로 온 복어들과 비교하니까 원래 있던 복어는 크기도 큰데 색깔도 상당히 짙은 갈색이다. 물벼룩을 장복해서 그런 건지. 쌀뜨물을 정기적으로 넣어주는 것으로 충분한데 한 가지 귀찮은 것은 수면에 기름막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것을 며칠에 한 번씩 국자로 걷어서 구피항으로 옮겨놔야 한다. 구피들은 거의 항상 먹이가 부족한 상태여서 이 기름들을 다 먹어치우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