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
아침 10 시 정도 출발. 서울-춘천 고속도로, 설악로를 따라서 미시령 터널을 지나갔다. 서울-춘천 고속도로 앞부분이 막히는지 네비가 양수리 쪽으로 돌아가게 했는데 덕분에 30분 정도 더 걸려서 호텔까지 3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중간에 학사평 콩꽃마을에 들어가서 김영애 할머니 순두부집에 들어가서 먹었다. 순두부 정식 한 가지 메뉴만 있고 8 천원. 맛있었다.
설악파크호텔에 체크인하고 나와서 시내버스를 타고 중앙시장에 갔다. 관광수산시장이라고도 한다. 7 번, 7-1 번이 다니며 둘 다 중앙시장에 간다. 각각 30 분 간격으로 다니고 번갈아 운행해서 15 분 간격으로 버스가 온다. 그런데 승용차로는 15 분 정도 걸리는 거리가 30 분 정도 걸린다. 버스 기다리는 시간과 걸어나가는 시간까지 하면 4, 50 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중앙시장에서 북청닭강정을 순한 맛 반 프라이드 반으로 사고 찹쌀 씨앗 호떡을 사려고 기다렸다. 1시간 기다렸다. 맛있기는 하지만 다음에 가서 10 분 이상 기다릴 것 같으면 아예 안 먹고 말 것 같다. 한 쪽에 만석닭강정을 사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도 꽤 길었는데 이 씨앗호떡 보다는 훨씬 금방 살 수 있는 것 같다. 시장을 돌아다니는 많은 사람들이 이 만석닭강정 상자를 들고 다녔다. 1 인당 호떡을 3 개씩 살 수 있다고 해서 인원수대로 최대한 샀는데, 2 개 먹으니까 느끼해서 더 이상 먹고 싶지 않았다. 그 밖에 건어물이나 물고기들을 구경했는데 어린이가 재미있어 했다. 돌아와서 저녁으로 닭강정을 먹었다. 만석닭강정은 식으면 더 맛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 북청닭강정은 그렇지는 않은 듯. 상자에도 바로 먹는 게 맛있다고 돼 있고, 특히 프라이드는 눅눅해져서 그다지 맛있지 않았다. 오히려 동네에서 먹는 또래오래 프라이드가 더 맛있는 것 같다. 아마 닭가슴살로 만든 것 같은데 그래서 좀 퍽퍽한 느낌이다.
6.7
아침 7 시에 조식. 호텔비(2 박에 20 만원 정도. 온돌에 더블침대. 1 인분 요와 이불을 무료로 추가해 줌.)에 2 인 조식이 포함돼 있고 어린이는 추가로 1 만원. 조식은 별로 맛있지 않다. 8 시 10 분에 차를 몰고 케이블카를 타러 출발. 켄싱턴 호텔 바로 지나서 왠 주차요원들이 옆에 있는 주차장으로 들어가라고 해서 들어갔는데, 나중에 걸어가면서 보니까 더 지나서도 주차장이 있고 케이블카 탑승장 바로 앞에 있는 설악 관광호텔 주차장까지 올라가는 차들도 있었다. 걸어간 거리가 몇 백 미터에 불과하고 걷기에도 상쾌한 날씨라서 큰 불만은 없었지만 한 여름 같았으면 화가 났을지도... 주차비는 5 천원. 케이블카는 다행히 몇 사람 안 기다리고 바로 타는 표를 살 수 있었다. 8 시 55 분에 탑승. 왕복에 어른은 9 천원. 어린이는 6 천원. 봉우리 윗 쪽에는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서 멀리까지 보이지 않았는데, 그래서 오히려 더 좋은 점도 있었다. 권금성에 가서 태극기가 있는 꼭대기까지 줄을 잡고 올라갔는데 올라가서 조금 지나자 안개가 살짝 걷히면서 운해가 발 아래에 드러났다. 그리고 그 운해를 뚫고 솟은 여러 봉우리들이 권금성 꼭대기를 가운데에 두고 애워 싸고 있는 게 보였다. 어린이는 기념으로 금메달을 새겨서 들고 왔다. 1 만원. 케이블카 내린 곳에서 권금성까지는 길도 어렵지 않고 시간은 대략 10분 정도 걸린다. 권금성을 보고 나니까 설악산이 요세미티에 못지 않은 절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더니 어린이와 여자가 요세미티의 큰 나무들은 없지 않냐고 함. 하지만 그 마리포사 숲을 제외하면...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니까 10 시 30 분 정도. 이 때는 줄도 꽤 길어지고 1시간 뒤 표를 팔고 있었다. 통일대불과 신흥사를 구경하고 내려왔다. 벌써 올라가는 차가 너무 많아서 설악파크호텔을 지나서까지 줄을 서 있었다.
어제 남은 닭강정을 점심으로 먹고 차를 타고 시내로 출발. 영랑호 주위를 드라이브 함. 영랑정과 바로 옆의 범바위를 봤다. 볼 만 했다. 영랑호 주위에는 독채로 지어진 콘도 건물들이 늘어서 있었는데 이런 곳에서 묵어도 좋을 것 같았다.
조금 남쪽으로 내려와서 영금정과 동명항을 구경했다. 동명항은 대포항처럼 거대하지 않으면서 그런대로 잘 정돈돼 있어서 수산물을 사거나 먹기에 좋을 것 같았다.
아바이마을에 갔다. 아주 작은 해변이 있기도 한데, 그래서 어린이는 물에 발을 담그고 놀았다. 아직 물이 차서 해수욕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아바이마을은 아주 작은 실향민 마을인데 집들의 절반은 아바이순대와 오징어순대를 파는 음식점인 듯. 그리고 그 중 반은 1박2일같은 TV 프로그램에 나왔다는 집들이었다. 가을동화도 여기에서 촬영해서, 은서네 집이라고 써 놓은 집도 있었다. 어린이가 옷을 갈아입어야 해서 호텔에 갔다. 가는 중에 잠깐 물과 아이스크림을 사면서 속초 해수욕장을 구경했다.
호텔에서 다시 나와서 아바이마을에 가서 신다신식당에서 냉면과 순대국밥을 먹었다. 냉면은 매콤한 명태회가 얹어져 나와서 비벼먹는 함흥냉면인데 면 자체는 보통인데 명태회가 맛있었다. 순대국밥에는 아바이순대와 여러 고기들이 푸짐하게 들어있는데 파가 잔뜩 들어가 있는 채로 나와서 먹기가 불편했다. 국물이 적어서 나중에 국물만 조금 더 달라고 해서 먹었다. 사실 아바이순대와 오징어순대가 함께 나오는 모듬순대를 먹어야 제격인데 입이 부족해서 시킬 수가 없었다. 밥을 먹고 나와서 바로 옆에 있는 갯배를 탔다. 승객이 함께 줄을 끌 수 있다. 편도 어른 200 원, 어린이 100 원. 이걸 타고 건너면 중앙시장으로 갈 수 있다. 그러니까 원래 코스는 아바이마을에 주차(무료 주차)후 순대 식사, 갯배, 중앙시장 관광의 순서로 하면 된다.
어두워지면서 청초호 주변 야경이 아름답다고 해서 청초호 유원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엑스포 상징탑에 올라갔다. 입장료는 어른 1.5 천원 (?) 어린이 0.8 천원 (?). 7 시 47 분에 일몰이라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도 완전히 어두워지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전혀 불을 켜지 않는 건물들도 많아서 도대체 아름다운 야경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냥 조금 시간을 보내다가 내려와서 호텔로 돌아왔다.
6.8
아침에 8시에 조식. 9시에 체크 아웃. 낙산사로 감. 낙산사는 너무 커서 둘러보는 데에 시간이 두 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100 미터 이상 이어진 개미들의 행렬이 인상적이었다. 지난 번에는 화재로 소실된 건물들을 한창 재건 중이었는데 이제 모두 완성된 것 같다. 그런데 너무 돈을 많이 들인 티가 났다.
나와서 더 남쪽으로 내려가서 (25 분 정도) 휴휴암에 갔다. 휴휴암 아래 바닷가에 있는 거북이 등처럼 넒은 거대한 바위덩어리와 그 근처 해안을 구경했다. 바위 위에는 동해 용왕을 모시는 제단이 간단하게 마련돼 있었다. 휴휴암과 바위 사이에 2, 3 채의 집들이 있었고, 마을의 성황당이라는 표지판이 있었는데, 그래서 이 바위와 이 작은 해안이 이 마을 사람들의 사유지인지, 휴휴암의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까 아무래도 국가의 공유지가 아닐까 한다. 그런데 거기까지 가는 길이 동부그룹과 휴휴암의 분쟁으로 애매해진 상황인듯. 아무튼 휴휴암을 통과해서 바위 쪽으로 난 길을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아무튼, 이 바위와 그 주변의 맑은 물, 작은 해안이 어울러져서 일품이었다. 지금까지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게 신기함.
나와서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서 용대리로 갔다. 가는 도중에 만석닭강정 조양동 본점에 가서 보통맛 한 상자를 샀다. 여기는 중앙시장 분점보다 훨씬 빨리 살 수 있다. 바로 몇 개 먹었더니 바삭하고 맛있었다. 용대리 용바위식당에서 황태구이 정식(1 만원)과 황태국(7 천원)을 먹었다. 정식에는 황태국과 같은 국이 포함돼 있다. 구이는 그냥 그랬는데 황태국이 아주 맛있었다. 황태 작은 것 10 마리 (2 만원)를 샀다. 처음에 네비에서 알려준 용바위식당이 이상한 곳이어서 조금 헤맸다.
오는 길에 내린천 래프팅을 구경하려고 했는데, 인터넷에서 내린천의 상류에 가면 아주 절경을 볼 수 있다는 소개가 있었다. 1 시간 정도 상류로 계속 올라가서 미산리 버스 종점을 지나서 용바위가 있는, 리버버기 타는 곳까지 같는데 절경을 찾을 수가 없었다. 아마 속은 게 아닐까 싶다. 그냥 중간에 래프팅하는 사람들이 멈춰서 거대한 바위에 올라가 있는 것을 봤었는데 그런 곳이 더 경치가 좋았다. 그런 포인트들이 몇 군데 있고 전체적으로도 볼 만 하기 때문에 래프팅을 직접 해 보면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다. 다만 좀 위험하기도 할 것 같다. 래프팅하는 곳은 여러 곳이 있는데 상류로 올라가다 보면 왼쪽에 래프팅 업체들이 모여있는 곳이 있고, 더 올라가면 오른쪽에 운동장 만한 장소에 모여있는 곳도 있다. 아무튼 이 내린천 보느라고 3 시간 정도 돌아서 왔다. 그러니까 설악로를 타고 서쪽으로 오다가 인제에서 빠져나왔다가 홍천으로 다시 들어간 듯. 중간에 내촌리도 지나갔다. 내린천 래프팅에서 분당까지 길이 안 막히면 2 시간 정도 걸릴 것 같다. 집에 와서 만석닭강정을 저녁으로 먹었다. 아무래도 바로 샀을 때가 조금 더 맛있는 것 같다. 그리고 여기는 뼈가 들어있는 닭강정이다. 매운맛, 보통맛, 프라이드가 있는데 프라이드만 15 천원, 다른 것들은 16 천원이다. 그런데 양이 꽤 많아서 보통 동네에서 시켜 먹는 것의 1.5 배나 2 배 정도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