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 11928    nodeId: 11928    type: General    point: 36.0    linkPoint: 1.0    maker: cella    permission: linkable    made at: 2014.02.02 10:21    edited at: 2014.02.02 11:43
Elephant
구스 반 산트 작품.
고등학생들이 학교에 총들을 들고가서 여러 명을 사살한다는 내용.
컬럼바인 고등학교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

사건이 일어나기까지 여러 학생들의 시점을 차례로 따라가면서--서로 교차되기도 하는데--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특이한 것은 이렇게 교차되는 장면들이 여러 각도에서 찍혀져 있다는 것이다.
설마 한 장면을 여러 카메라로 동시에 찍고 장면에 담긴 다른 카메라들을 CG로 지운 것은 아닐 것이고 아마 똑같은 장면을 여러 번 찍어서 만든 것은 아니겠지만 애들이 연기를 잘해서 그런지 별로 어색한 느낌을 느끼지는 못하겠다.
그리고 가끔 필름을 천천히 돌리는 장면들이 약간 인상적이다. 마치 각 에피소드의 학생들의 감정을 담듯이.
다만, 식당에는 잘 드는 칼도 많은텐데 수십 명, 혹은 수백 명의 학생, 교사, 직원들이 그렇게 무기력하게 당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식당 냉장고에 숨은 커플도 칼을 가지고 숨어서 노렸다면 총 쏘는 애 하나 정도는 해치울 수 있지 않았을까? 내가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건가?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John이 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잠깐 피곤한 듯 얼굴을 손에 묻고 살짝 울고 있을 때 Acadia가 들어와서 괜찮냐고 물어보고 빰에 입맞춤을 해주고 나가는 장면이다. 이 두 사람은 산다. 그러니까 문제 아버지를 가지고 있으면 우는 것도 좋은 것이고 "따뜻한 말 한 마디"도 좋은 것이다.
그러고 보면 Benny는 왜 그렇게 두려움이 없는지 이해가 안 간다. 다른 애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다닐 때에도 Benny는 태연히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Benny는 Acadia가 창 밖으로 도망가는 것을 돕고 (혼자서도 쉽게 도망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Eric에게 접근하다가 총에 맞아서 죽는다.
또 특이한 것은 다른 애들은 모두 배우 이름을 그대로 극중 이름으로 쓰는데, Acadia와 처음 도서관에서 죽는 Michelle만 이름을 바꿨다는 것이다. Acadia를 살짝 바꾸면 arcadia, 즉 이상향이 되고, Michelle는 대천사 미카엘의 여성이름이면서 "Who is like God?"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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