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 11967    nodeId: 11967    type: General    point: 121.0    linkPoint: 12.0    maker: cella    permission: linkable    made at: 2014.04.16 01:51    edited at: 2014.09.01 04:36
알래스카 여행 2014
2014.8.11. 월

점심을 먹고 오후 1시 넘어서 공항으로 출발. 1시간 정도 후에 도착. 비자카드를 이용한 주차대행 서비스를 처음으로 이용해 봤다. 돈을 낸다면 15천원이라고 함. 공식 대행 서비스 업체라고 함. 장기 주차 주차장에 넣었다가 지하 3층에서 찾는다. 그런데 장기 주차장은 야외에 있는 것만 이용해 봤었는데 지하에도 장기주차장이 있는가? 아니면 야외에 주차해 두었다가 올 때 쯤에 지하로 가져다 놓는 걸까? 주차 대행을 맡길 때 찾을 날짜와 시간을 발레에게 미리 알려 준다.

시간이 많을 줄 알았는데 짐 붙이기 체크인 줄을 오래 섰고, 게다가 2차 보안 검사에 당첨돼 질문을 받았다. 대략 5퍼센트 정도가 무작위로 (정말 무작위인지는 모르겠지만) 걸린다고 한다. 체크인 카운터 옆에서 간단한 질문을 받고 비행기에 들어갈 때는 약간 더 자세한 소지품 검사를 받는다. 그런데 그래서 검사하는 여직원이 비행기에 일찍 태워줬다.

아무튼 이런 저런 이유로 며세점을 둘러볼 시간이 거의 없었다.

17:20 인천 출발, 낮 12시 정도에 시애틀 도착, 입국심사, 짐을 찾고 세관 검사를 그냥 지나가는 것으로 통과. 게이트 앞까지 가기까지 대략 1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14:40 시애틀 출발, 17시 조금 넘어서 앵커리지 도착. 짐을 찾고 나와서 바로 옆에 있는 음식점에서 저녁 식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서 공항 내에 있는 Hertz 에서 렌트카를 빌렸다. 빌린 시각은 7:17 시작인데 반납은 오후 7:00 으로 정해짐. 시간 단위로 반올림을 하는 것인가?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 아무튼 밥을 먹으면서 가능한한 늦은 시간에 렌트를 시작하려고 했는데 8시 시작은 안 됐음. 나중에 마지막 날을 위해서 빈둥거리더라도 8시 시작을 하는 게 더 좋았을 것 같다. 아무튼 이러한 시간 여유 없음이 일조를 하여 마지막 날 반납시 기름을 full 로 채우지 못하고, 70달러 정도를 내게 됨.

1시간 정도 달려서 Girdwood 의 Carriage House B&B 에 도착. 집이 아주 예쁘다. 지붕의 경사가 급하고 안에 들어가면 거실 겸 식당이 2층부터 3층, 그리고 4층의 다락방까지 보이도록 지붕까지 트여 있어서 아주 넓은 느낌을 준다. 집주인은 여자 주인인 Rachel 만 봤다. 다른 손님들과 얘기도 했다. 집 안에서는 신발을 벗으라고 한다. 나중에 들으니까 특히 겨울에는 눈 때문에 그렇게 하는 집들이 많다고 한다. 꽤 큰 집들이 띄엄띄엄 있는 시골 마을이다. 하지만 스키 리조트도 있고 공항도 있고 맛있는 음식점들도 있는 마을이다.

비가 살짝 내렸던 것 같다. 미리 알았다고 하더라도 일정을 바꿀 여지가 없었지만, 이틀 정도를 제외하고는 여행 내내 매일 비가 내렸다.
1층에 손님용 작은 부엌이 있다. 가스레인지에 물을 끓여서 사리곰탕 컵라면을 하나 조리해서 나눠 먹었다.



12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6시 정도?) 혼자 집 주위를 산책했다. 현관문 앞에서 작은 집없는 달팽이를 봤다. 그 조금 앞에 루시가 입에 작은 들쥐를 물고 있었다. 다가와서 앞에 들쥐를 떨어뜨렸다. 칭찬을 바라는 것인지, 맛을 보라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쓰다듬지는 않았다. 전날 저녁에는 안아보기도 했었는데. 집 주위에 들짐승들이 돌아다니니까 보통은 루시를 집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다고 한다. 근처 길을 20분 정도 걸어다녔다. 숲 속에 집들이 띄엄띄엄 있는 마을이다. 그리 작지 않는 냇물이 흐른다. Carriage House 뒷편으로도 냇물이 지나간다. 온도는 예상대로 가을 날씨여서 와이셔츠에 얇은 스웨터를 입고 그 위에 초봄에 있는 외투를 입었다. 그래도 새벽에는 싸늘했다.

2층 식당에 올라가 아침 식사를 먹었다. 바나나빵과 햄이 들어간 오믈렛, 토스트, 과일, 커피, 주스 등등이 있었고 종류가 많지는 않아도 맛있었다. 특이하게 우유가 없었다. 어린이가 없어서 그런가. 고양이 루시와 개 스텔라가 있다. 남편도 있다는데 보지 못했다. 영국에서 온 커플, 테네시에서 온 할머니, 뉴 햄프셔에서 온 노부부와 한 테이블에 앉아서 얘기하면서 먹었다. 다들 여기저기 여러 군데를 돌아보고 있었고 여행의 팁을 주고받았다.

10시 정도에 Alpine Air 로 출발. Carriage House 에서 5퍼센트 할인 바우쳐를 받았는데, 나중에는 결국 사용하지 않았다. 멀리가 심하게 난다는 얘기를 들어서 멀미약을 1 알 먹었다. 비행기에서는 보통 2 알 먹는 멀미약이다. 어린이와 여자는 먹지 않았다.
Alpine Air 에 10 분이 안 돼 도착. 이미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는데 그래도 헬리콥터가 뜰 수는 있는 날씨라고 한다. 외투를 방수되는 겨울 파카로 바꿔 입고 4인용 작은 헬리콥터에 올랐다. 엄청 큰 빙하 위를 날기도 하고 여러가지 색들의 이끼(?)들이 있는 봉우리 옆을 지나가기도 하다가 중간에 빙하 위에 내려서 흐르는 빙하 물을 마셔보기도 하고 사진을 찍으면서 10여분 시간을 보냈다. 원래 90분짜리 투어로서 전반에는 산 위를 날다가 후반에 Prince William Sound 의 빙하를 보러 갔다 오는 루트인데 Prince William Sound 로는 갈 수 없는 날씨였다. 그래서 투어는 60분으로 줄이고 개썰매 타기를 추가하는 것으로 변경. 이렇게 하면 각각 10퍼센트의 할인을 받아서 총 2200 달러 약간 넘는 금액이 된다. 5퍼센트 바우쳐는 중복 할인을 받지 못한다고 한다. 개썰매를 타기 위해서는 방수되는 바지와 신발을 빌려 신는다. 방수신발은 원래 신발 위에 겹쳐서 신는다. 방수되는 웃옷도 빌려 주는데 나는 이미 방수되는 파카여서 빌리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6명 정도 있었는데 같이 12시 정도에 헬리콥터를 타고 산 중턱의 빙하에 올라갔다. 대략 1km 정도 직경의 넓고 약간의 경사가 있는 평평한 분지 형태의 장소에 개들이 수십 마리 있고 사람이 묵는 텐트가 6개 정도 있는 캠프가 있었다. 비가 좀 많이 내렸다. 썰매의 맨 앞에 한 명이 앉고 그 다음에 전문 머셔가 서고 그 뒤에 한 명이 서는 식으로 한 번에 2 명의 손님을 태운다. 그런데 우리 가족은 3 명이어서 뒤에 작은 썰매를 하나 더 밧줄로 연결하여 그 뒤쪽에 내가 탔다. 약간 손해 본 느낌. 겨울에, 날씨가 개었을 때 타면 한결 더 좋은 느낌이 들 것 같다. 중간에 3 번 정도 쉬면서 한 바퀴를 돌아오는 루트다. 내리막 길에서는 상당히 빠르다는 느낌이 들고 오르막에서는 상당히 느리다는 느낌이 들었다. 썰매 한 개를 끄는 개가 10여 마리 정도 되는데 중간에 한 번 개들을 다 쓰다듬는 시간이 있었다. 다들 아주 잘 생긴 개들있다. 옛날에는 말라뮤트가 원래 원주민들의 썰매개였는데 100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허스키나 다른 종류의 썰매개들이 주류를 이룬다고 한다. 썰매는 두 개가 한 번에 달린다. 그러니까 4명의 손님이 한 번에 탈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은 텐트에 들어가서 기다리면서 음료와 과자를 먹거나 강아지들을 데리고 쓰다듬는 시간을 가졌다. 새끼들은 귀엽긴 하지만 어른 개들처럼 잘 생기지 않았다.

다 끝내고 내려오니까 2시 반 정도였다. Carriage House 에서 만난 Paul 과 Jene 이라는 노부부는 Chair 5 라는 식당을 추천했는데, 우리는 알파인에서 추천하는 Bake Shop 이라는 샌드위치 가게에 가서 먹었다. 나는 귀찮아서 건너 뛰었는데 먹어 본 어린이와 여자는 맛있다고 한다. 토스트 사이에 불고기같은 얇은 쇠고기들과 치즈를 넣은 것이다. 쇠고기와 치즈를 풍성하게 넣었다. 스프도 맛있다가 함. 스프 bowl 이 9달러 정도 토스트가 9 달러 정도. 합쳐서 18 달러 정도면 두 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이다. 특이하게 현금만 받았다. 카운터에서 시키고 이름을 부르면 받아오는 방식이라 팁도 줄 필요 없다.

알래스카에서 여러 도시에 가 봤지만 Girdwood 는 숲 속에 지어진 마을이라는 느낌이고 산다면 이런 곳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Carriage House B&B 도 추천.

점심을 먹고 Seward 로 출발. 여전히 비가 많이 내리고 그래서인지 듣던대로 경치가 좋은지 모르겠다는 느낌. 2시간 정도 달려서 Van Gilder Hotel 에 도착. 홈페이지에서 본 대로 정말 오래된 건물이라는 느낌. 방에서는 곰팡이 냄새가 심하게 나고, 비가 와서 그런지 정전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블럭 전체가 정전이라고 그런다. 프론트 데스크에 나이든 할아버지가 안내를 하면 딱 어울릴 것 같은데 왠 뚱뚱하지만 가벼워 보이는 20 대 젊은이가 응대를 했다. 그마져도 왔다갔다해서 프론트를 비우는 시간이 많은 듯 했다. 복도에 과자와 차를 놔 둬서 과자를 한 개 먹기도 했지만 아침은 포함돼 있지 않다. 식당이 없다고 한다. 대신, Paul 과 Gene 이 추천한 시누크나 로이스라는 식당에 가서 먹기로 함. 둘 다 선착장 옆에 있는 식당들이다. 킹크랩을 시켰는데 안내판을 보니까 원래 킹크랩 철이 아니라고 한다. 물어보니까 냉동된 거라고 한다. 다리 두 개가 나오는데 이게 1파운드고 45달러였던 것 같다. 그리고 할리벗 구이를 한 개 시키고 스프인지 차우더인지를 한 개 시켰다. 74달러 정도. 가격 대 성능비가 별로. 어린이와 여자는 맛있었다고 한다. 담백한 맛이기는 하다. 체크를 가져오라고 하니까 15퍼센트 팁은 얼마, 20퍼센트 팁은 얼마, 등등으로 팁을 계산해서 프린트해 놓았다. 15퍼센트인 11달러를 팁으로 놓고 나왔다. 요새는 15퍼센트가 미니멈인건가? 들리는 얘기로는 미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여름 한 철 알래스카에 아르바이트를 하러 온다고 한다. 다른 계절에 비해서 여행객이 폭증하는 시기라서 기존 주민들 만으로는 감당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물가도 다른 곳에 비해서 비싸다고 하는데 (이건 잘 모르겠다) 그 만큼 팁도 후하게 받을 수 있는 게 아닐까 한다.
아무튼 Van Gilder Hotel 은 다음에는 피하고 싶고, 다음에는 시누크 대신 로이스에 가 보고 싶다.



13일

계속 비가 온다. Kenai Fjords Tours 에 티켓을 받으러 간다. 날씨가 안 좋아서 중간에 되돌아 올 수도 있고, 그런 경우 partial refund 를 해 준다고 한다. 투어 자체를 캔슬할 거냐고 묻는다. 어차피 딱히 다른 할 일도 없으니까 그냥 간다고 했다. 자리가 정해져 있지 않으니까 되도록 좋은 자리에 앉기 위해 보딩 시간이 안 됐는데 선착장에 미리 가서 줄을 섰다. 출발 30 분 정도 전에 보딩 시작. 2층에 가서 앉았다. 날씨 때문인지 자리가 다 차지 않은 상태에서 출발했다. 혼자 온 사람들도 있고 먹을 것을 바리바리 싸들고 온 가족들도 있다. 아침으로 시나몬롤과 주스를 줬다. 손님이 많지 않아서인지 시나몬롤을 더 먹고 싶은 사람은 더 먹을 수 있었다. 점심으로는 데우지 않은 샌드위치 종류와 과일컵 등등을 준 것 같다. 오후에는 한 번 초코칩 쿠키를 줬다. 뜨거운 물은 공짜고 커피나 티는 1달러 씩이었다. 어린이와 여자는 점심을 먹지도 않았다.

혹등고래를 서너 번 봤는데 너무 멀어서 별 느낌이 없었다. 크기는 코끼리 만 한 것 같다., 해달을 두 번 정도 봤는데 이것도 너무 멀었다. 바다 사자들이 바위 위에 있는 것은 꽤 뚜렸하게 봤다. 중간에 빙하를 하나 봤다. 오후에 돌아오는 길에는 꾸벅꾸벅 졸았다. 어린이가 빨리 돌아가고 싶다고 졸랐다. 6시 정도에 선착장에 도착. 비는 많이 내리지 않았다. 한 쪽에 있는 fish cleaning 장소를 잠깐 보고 바로 Whittier 로 출발했다. Inn At Whittier 까지 1시간 40분 소요. 7시 반에 들어가는 것을 탈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역시 10 분 정도는 늦었다. Seward 에서 Whittier 까지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고 그런대로 볼 만한 경치를 보면서 갔다. 듣던 것 만큼 멋있는 경치는 아니었지만. Whittier 에 가까워지면서 비가 많이 오기 시작했다. 터널 앞에서 왕복 요금으로 12 달러를 낸다. 줄을 서는데 우리 차가 맨 앞이었고 뒤로 선 차들도 몇 대 밖에 되지 않았다. 30여 분 기다리면서 배에서 준 샌드위치를 저녁으로 먹었다. 8시 반에 터널로 출발. 터널 통과에 10 분 정도 소요되는 듯. 터널을 나와서 바로 Whittier 가 보이고 그 초입에 꽤 멋있게 지어진 건물이 바닷가 있는데 이게 Inn at Whittier 다. 나중에 보니까 Whittier 에는 제대로 된 건물이 몇 개 안된다. 마치 폐허에 뜬금없이 제법 팬시한 호텔이 하나 서 있는 셈이다. 호텔 내부도 외부에서 보는 만큼 괜찮았다. 바다 전망이어서 작은 배들이 보였다. 어린이가 저녁을 안 먹었기 때문에 방에 있는 커피머신으로 물을 끓여서 사리곰탕면, 참깨라면의 컵라면과 된장국밥의 컵밥을 한 개씩 끓여서 나눠 먹었다. 가져온 웨하스도 먹었다.



14일

아침에 조금 여유 있게 일어나서 아침을 1층에 있는 식당에서 먹었다. 아침이 호텔비에 포함돼 있지는 않지만 음식 가격은 적당한 것 같다. 에그 베네딕트와 모닝 햄버거를 시켰다. 음식은 맛있었는데 사이드로 나오는 감자칩이 양이 많아서 다 먹지 못하고 남겼다.

비가 많이 왔다. 체크아웃을 하고 배 표를 끊으러 갔다. Philips Cruises 에서 운영하는 26 Glaciers Cruise. 12:30 출발 17:30 도착. 원래 표를 받고 시내를 좀 돌아다니려고 했는데 표를 받고 기다리는 곳에서는 주차비를 12달러 내야 한다고 해서 호텔 주차장으로 차를 놔두러 갔다 오는 와중에 그냥 계속 선착장 앞에서 기다리게 됐다. 호텔에서는 체크아웃한 다음에도 차를 둘 수 있다고 하고 선착장과 작은 다리 하나를 건너면 되는 가까운 곳이었다. 비가 많이 오는 게 문제였지만. 보딩이 시작해서 들어가는데 여기는 자리가 정해진 방식이었다. 우리는 원래 4 자리 테이블이지만 보통 한 테이블에는 한 일행 만 배정하는 듯. 바로 옆에는 2 명만 앉았다. 우리 자리는 2층의 맨 앞 2 테이블 중 하나였는데 아마 이 보트에서 가장 좋은 자리인 것 같다. 나중에 설을 들은 바에 따르면, 원래 이 26 Glaciers Tour 의 창업자가 사업을 다음 사람에게 넘긴 후에 가끔 배를 타러 왔었는데 우리가 앉은 50번 테이블에 앉았었다고 한다. 일찍 예약을 해서 좋은 자리를 받은 것 같다.

시설이나 식사나 서비스가 Kenai Fjord 보다 한 등급 더 좋았다. 커피는 무료로 먹을 수 있는 스탠드가 있었고 점심은 따뜻한 생선튀김과 칩스, 또는 치킨 핑거와 칩스, 또는 kids meal 이 나왔다. 이런 것들은 예약할 때 미리 정해 놓은 것들이었다. 채식주의자 메뉴도 있었다. Kenai Fjord 에서는 음식을 직접 바에 가지러 가야 했는데 여기 Philips 에서는 스튜어디스가 가지고 오고 바로 만들어서 따뜻한 음식이었다. 그러고 보니까 팁을 줬어야 했던 것 같은데 생각을 못했다. 아닌가? 하긴 비행기에서 스튜어디스에게 팁을 주진 않는데... 중간에 유빙을 건져 올려서 잘게 쪼개놓고 승객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해 주기도 했다. 1층의 바에서는 여러가지를 파는데 3달러면 한 컵의 소프트 드링크, 6달러면 플라스틱 컵을 팔면서 하루 종일 리필이 된다. 리필 컵을 사서 몇 번 먹었다. 여기에서도 오후에 초코칩 쿠키를 줬다.

전직인지 현직인지 국립공원 레인져 할아버지가 한 사람 같이 타서 동물이나 여러 가지에 대해서 설명해 줬다. 특히 여러가지 미션이 있는 책자를 어린이에게 주고 다 수행하면 마지막 무렵에 뱃지를 한 개 준다. 어린이는 상당히 좋아한다.

비가 계속 내려도 빙하를 보기 위해 여러 번 밖으로 나갔다. 아무리 좋은 자리라도 유리를 통해서 보는 것과 직접 보는 것은 다르다. 실제로 26개를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충분히 여러 개 본 것 같다. 제대로 큰 덩어리가 떨어져 내리는 것은 보지 못했지만. 동물도 여러 종류 봤는데 고래를 제외하면 전날 본 것 만큼 본 것 같다. 결국 전혀 지루하지 않고 더 안락한 크루즈였던 셈이다. 그리고 이 배는 문을 열고 갑판으로 나가는 곳에 살짝 처마가 있는 모양이어서 밖에서도 비를 별로 맞지 않고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전날 배는 실내 온도 조절을 특별히 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 날은 따뜻하게 난방을 해 줘서 여자가 좋아했다.

배를 탈 때도 헬리콥터에서 처럼 멀미약을 1 알 먹었더니 괜찮았다. 전날 어린이는 멀미를 조금 한 것 같다. 이 날 1/2 알 먹었더니 상태가 더 좋았다.
배 위에서는 바람 때문에 춥다고 하고 비도 오니까 방수되는 게 필요해서 계속 겨울 파카를 입고 다녔다.
빙하가 동물보다 훨씬 인상적이고 이 Philips 에서도 동물을 웬만큼 볼 수 있기 때문에 둘 중 하나를 한다면 이 Philips 의 크루즈를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거대한 고래를 가까이에서 본다는 느낌이 다르겠지만 너무 확률이 적은 것 같다.

6시 반에 내렸는데 비가 더 많이 오는 것 같았다. 시내를 10 분 정도 돌아봤다. <북극여행자>라는 책에서 봤던 15층 짜리 건물에 들어가 보기도 했다. 정말 변변한 건물이 없고 배에서 설명을 들은 걸로는 많은 사람들이 이 빌딩에 산다고 한다. 그 옆에 저층의 희무끄레한 아파트들이 몇 동 있었는데 이건 마치 폐가 같은 느낌이었다. 7시에 Whittier 에서 나가기 위해 터널 쪽으로 가보니 이 번에는 꽤 많은 차들이 이미 줄을 서 있었다. 다른 길은 없어서인지 딱히 통과 요금을 따로 내는 곳이 없었다. 이미 들어올 때 냈으니까 상관없다는 것 같았다. 1시간여 달려서 앵커리지 House of Jade B&B 에 도착했다. 앵커리지 쪽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 여기에서도 신발을 벗도록 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신을 일단 신고 들어갔더니 신고 다녀도 괜찮다고 했다. 금발의 여자와 대머리 남자 부부가 주인. 집 뒤쪽은 아래로 경사진 숲인데 가끔 무스가 나타나서 가든의 풀을 뜯어먹는다고 한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집이 조용했는데 다음 날 보니까 22명이 머물고 있다고 한다. 5 개의 룸이 있고 2 개는 2 개의 방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이층의 방 2 개 짜리 방을 배정해 줬다. 방 두 개가 이어지고 그 사이에 화장실이 있는 형태다. 집의 전면에서 보면 2층이지만 후면에서 보면 3층이기 때문에 사실 엄청 큰 집인 셈이다. 숲이어서 그런지 뒺쪽 베란다에는 모기가 좀 있었다. 여자가 매콤한 걸 먹고 싶어해서 집 주인이 추천해준 근처의 Thai Kitchen 에 가서 noodle 한 개와 fried rice 한 개를 먹었다. 그런대로 맛있었다. 식사 후에 주유를 했다. 돌아와서 브라우니를 먹고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여러가지 토핑을 원하는 대로 해서 먹는 식이었다. 다른 손님들을 봤다.



15일

아침을 1층에 내려가서 먹었다. 과일을 여러가지 섞은 것, 요플레, 고기와 감자를 볶은밥처럼 섞은 것 위에 달걀을 얹은 것을 먹었다. 우유도 오랜만에 먹었다. 체크아웃을 하는데 현금으로 하면 165 달러로 할인해 준다고 함. 신용카드는 175. 마침 현금이 너무 남아서 여기에서는 현금으로 결제함.

9시 이전에 마타누스카로 출발. 11시 정도에 미카 가이드에 도착. 그냥 고속도로 길 가에 있어서 지나치지 않도록 주의해서 봐야 한다. 사고나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말이 써 있을 것 같은 Waiver 를 작성했다. 그리고 공원에 입장하는 gate fee 를 내라고 해서 45 달러를 냈다. 어른 20 달러, 어린이 5 달러. 잘 읽어보진 않았다. 11시 반 부터 가이드의 도움으로 등산화를 빌려 신고 등산화에 그로모폰(아이젠같이 스파이크가 달린, 신발에 끼우는 것)을 착용하는 연습을 했다. 화장실도 야외 화장실이다. 다른 여러 사람들과 밴을 타고 10분 정도 가면 공원으로 들어갈 수 있다. 가이드를 대동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온 사람들도 꽤 보였다. 빙하가 보이는 곳에서 트레킹을 시작한 것이 12시 30분 경이었다. 거대한 마타누스카 빙하가 보이는데 실제로 그 본체 앞의 호수까지 가는데 1시간 정도는 걸린 듯. 우리 팀은 애비라는 가이드 여자, 미국 여자 커플 두 사람, 그리고 우리 가족 세 사람이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까 좀 체력이 약해 보이는 사람들을 한 팀에 넣은 것 같았다. 중간에 미국 여자 한 병이 넘어져서 생채기가 나기도 해서 그런지 그냥 빙하 앞 작은 호수 앞까지만 가고 더 가까이 가지 않았다. 다른 팀들은 빙하산의 산등성이를 타고 빙하 위까지 직접 올라가기도 한 것 같았다. 물어보니까 그 호수 앞에서 본체 위까지는 왕복 1시간 정도 걸리는 듯. 본체에서 빙벽등산을 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우리도 빙하 위에 올라가기는 했지만 이것은 본체가 녹아서 생긴 호후 아래 쪽에 있는 낮은 구릉이었다. 아쉽지만 안전이 우선이니까 체력이 좋은 어른들끼리 가지 않은 이상 어쩔 수 없는 듯. 그래서 아래 자락에서 천천히 시간을 보내다가 돌아왔다. 그런대로 경치는 좋았다. 닳아서 동그랗게 마모된 돌들을 주워왔다. 돌을 주워가는 것은 금지돼 있지 않다고 함.

그런데 이 날 dslr 에 세팅이 잘못 돼 있어서 사진들이 이상하게 찍혔던 것 같다. 나중에 다시 확인해 봐야겠다.

트레킹이라고 해서 옷을 좀 얇게 입었다. 와이셔츠, 스웨터, 등산용 얇은 옷, 그리고 봄가을용 방풍 재킷. 그랬더니 좀 추워서 고생했다. 들어보면 다른 곳에 비해서 빙하 위는 화씨 10도 정도 낮다고 한다. 그냥 겨울 옷이나 초봄 옷을 입을 걸 그랬다. 그리고 손도 시려웠다. 트레킹이라고 해서 땀이 날 줄 알고 얇게 입었는데 그냥 천천히 산보하는 수준이었다.

애비에게 팁으로 20 달러를 줬다. 여자 커플은 다쳤을 때 간단한 치료를 해줘서인지 30 달러를 준 것 같다. 다 끝났을 때는 거의 4시 정도.

4.5 시간을 달려서 Denali Mountain Morning Hostel 까지 가는 길에 중간에 기름도 넣고 맥도날드 드라이브 쓰루에서 햄버거도 사 먹었다. 중간에 무지개를 봤다. 도착하니까 9시가 넘었다. 비도 부슬부슬 오고 있었다. 그래도 낮에 트레킹할 때 비가 안 와서 다행이었다. 우리는 Train Wreck room 이었다. 2층 침대가 2 개 있는 방이었다. 화장실은 공용으로 사용하는 옥타곤 건물과 그 옆의 건물에 있다. 전혀 난방이 되지 않아서 추웠지만 이불이 두툼해서 아주 춥지는 않았다. 어차피 이불이 남아서 두 개씩 덮을 수도 있었다. 모기가 방 안에 날아다녀서 걱정했는데 잘 때 물리지 않았다. 너무 추우니까 모기가 힘을 못 쓰는 것 같았다. 옥타곤 건물에는 화장실과 부엌, 식당이 있다. 그 옆 건물에는 샤워실 겸 화장실들이 있다. 평을 들었던 대로 그런대로 깨끗한 시설이어서 배낭 여행자들에게는 인기가 있는 게 당연해 보였다. 식탁에 게스트북들이 있는데 한국 사람들이 써 놓은 글들도 있었다. 옥타곤 건물을 중심으로 여러 오두막들이 있었고 한 쪽으로 냇물이 흐르고 있었다. 냇물 옆에는 모닥불을 피우는 곳이 있었다. 우리는 뭘 해 먹지는 않고 구경만 했다. 여자와 어린이는 화장실이 밖에 있다는 것, 모기가 있다는 것 등등의 이유로 싫어했다.



16일

아침도 안 먹고 Denali 공원으로 출발. 15분 정도 후에 Wilderness Access Center 에 도착. 표를 받고 다시 차를 다고 근처에 있는 Visitor center 옆에 있는 Morino Grill 에 도착. 그런데 여기에서 파는 것은 그냥 차가운 샌드위치나 요거트, 시리얼 류다. 식당 자체는 나중에 시작한다고 함. 차라리 hostel 앞에 있던 식당(6시에 연다고 함)에서 아침을 먹거나 싸가지고 올 걸 그랬다. 확인해 보지는 않았지만 Denali 공원에 가는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니까 take out 도 가능했을 듯. 공원 안에서는 물가도 비싸서 주스 한 개가 3달러 정도. 샌드위치 한 개, 샐러드 한 개, 시리얼 한 개, 오렌지 주스 한 개, lifewater 한 개, 우유 세 개, 바나나 한 개를 사니까 40 달러가 넘어갔다. 여기 공원 안에는 플라스틱 병 생수를 팔지 않는다. 알루미늄 병에 생수를 팔거나(3달러), 아니면 여기저기에 마시는 물이 나오는 식수대가 설치돼 있다.

가는 길에는 왼쪽으로 경사가 져 있고 멀리까지 보여서 경치가 좋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도 중간 쯤 왼쪽에 앉았다. 자리는 거의 찼는데 두 세 자리가 비었다. 초반에는 나무들이 많은데 30분이나 1시간 쯤 지나면 나무가 작아지고 적어지면서 툰드라 지대가 보인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나무가 빽빽하게 찬 경사가 완만한 산들을 보다가 나무가 별로 없고 경사가 급한 산들을 보면 감탄사가 나온다. 산 뿐 아니라 멀리 산까지 평평한 들에도 나무가 없는 곳이 나타난다. 중간에 폴리크롬 패스에서는 이름 그대로 여러가지 색을 칠해 놓은 것같은 산 봉우리들이 멀리 보인다. 우리 셔틀의 목적지인 Eielson center 까지 중간에 2 번 정도 화장실에 갈 수 있는 시간을 각각 10 분 정도씩 준다. Eielson center 에 도착했을 때 구름이 걷히기 시작하면서 맥킨리 산의 오른 쪽이 보이기 시작했다. 돌아오는 길 중간에 피크가 드러날 정도로 보여서 사람들이 버스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6000 미터가 넘는 높이라는데 과연 다른 산들과 달리 대부분 눈에 쌓여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동물들을 보는 사람들의 반응이다. 곰이 멀리 보이면 버스를 세워서 몇 분 동안 관찰하는데 곰의 다리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멀리 보여서 과연 이런 것을 보고 있을 가치가 있을까 하는데 사람들은 감탄을 하면서 보고 있는 것이다. 무스, 카리부, 여우, 코요테인지 울프인지 잘 분간도 안 가는 것, 달쉽이라는 산양 같은 것도 대부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길가에 스퀴렐 한 마리가 있는 것을 보고 멈춰서 사진을 찍을 정도였다. 무슨 도시에서만 살던 사람들이 온 것인지... 망원경이나 망원렌즈가 달린 카메라를 갖고 있는 사람은 그나마 줌해서 볼 수 있겠지만 그것도 아닌 사람들이 멀리 점같이 보이는 것을 보면서 좋아하는 것을 보는 것은 약간은 우스운 모습이었다. 그래도 여우 한 마리가 꽤 가까이에서 길을 건넜던 것이 볼 만 했고, 제일 볼 만 했던 것은 카리부같은 사슴 종류 한 쌍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버스 앞을 지나간 것이었다. 곰은 4 번 정도 본 것 같은데 어미 곰과 새끼 2 마리가 있는 것을 본 것이 그나마 괜찮았는데 이것도 너무 멀어서 새끼들은 그냥 점으로 보일 정도였다.

그래도 경치와 동물을 보는 재미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WAC 로 돌아와 보니 5시 반 정도였다. 그 다음 다시 북쪽으로 출발. 가다가 Salmon Bake 에서 저녁을 먹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나온 게 7시 20분이었다. 주문을 늦게 받고 끝나고 나오면서도 영수증을 늦게 줘서 시간이 더 지체된 것 같다. 할리벗 피쉬 앤 칩스와 elk 패티로 만든 햄버거를 먹었다. 여기에서도 감자칩을 많이 줬는데 좀 딱딱했다. 햄버거는 맛있고 할리벗도 담백한 맛이었고 튀김도 바삭했다. 그런데 너무 대규모 음식점이여서 서비스가 세밀하지 못한 듯. 음식은 50달러 정도. 팁은 서비스가 좋지 않아서, 잔돈을 포함해 6 달러 정도를 놓고 나왔다. 다음에는 다른 곳에, 예를 들어 언덕 위에 있는 알펜 글로우 같은 곳에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Denali 공원 바로 앞에는 아무 것도 없고 그 남쪽으로도 별 게 없는데 북쪽 1 마일 지점에 Salmon Bake 가 있는 곳에는 음식점이나 호텔들이 몰려 있다. 공원 아주 깊숙히 안 쪽에 있는 숙소 한 개 말고는 여기에 있는 곳들이 가장 가까와서 공원을 방문하기에 편리한 곳인데, 내가 숙소를 예약하려고 했을 때는 빈 방이 없었다.

이 Denali 공원을 지나는, Anchorage 와 Fairbanks 를 잇는 George Park 고속도로는 중간중간 아스팔트를 다시 까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2시간 정도면 되는 길이었을 것 같은데 Fairbanks 의 Aurora Borealis Lodge 에 도착한 것이 아마 10시가 넘어서였던 것 같다. 중간에 페어뱅크스 시내 월마트에 들러서 생수 700ml 짜리 6개 팽을 5 달러 정도에 사고, 우유 1L 2 달러 정도, 복숭아 컵 등등을 샀다. 여기 월마트는 거대해서 어린이가 신기해 했다. 자동 계산대에서 계산했다. ABL 에서 주인인 동양인 아저씨를 만났는데 이름으로 보면 일본계 같기도 하다. 한국계는 아닌 것 같다. 설명을 찬찬히 잘 해 주었다. 아주 외떨어진 산등성이같은 곳에 집이 있기 때문에 물을 배달해서 사용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샤워실은 있어도 욕조는 없었다. 본채의 1층을 자기 가족와 비즈니스 파트너인 다른 사람이 살고 그 이층과 별채를 손님들이 사용하도록 한다. 우리는 별채의 1층에 있는 방 두 개 중 한 개에 머물렀는데 넓은 스튜디오 형태에 퀸 사이즈 정도 침대가 두 개 있고 한 쪽에 부엌이 있었다. 그리고 북쪽으로 큰 창이 두 개 나 있고 그 바로 앞에 소파가 놓여져 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해가 지고 있었는지 북쪽의 지평선으로 파란 노을이 보였다. 그러고 보면 노을이란 서쪽으로 붉은 색 계열이 보이는 것인데, 북쪽으로 파란 색이 보인 것은 뭔가 이상하다. 아무튼 이 파란 빛이 새벽 1시까지 점점 옅어지면서 어두워지는 걸 봤다. 다음 날 페어뱅크스 시내에서 museum 에서 본 걸로는 해지는 시각은 10 시 정도라고 한다. 그러면 이 파란 빛은 노을의 일종도 아니었다는 것인데 과연 무엇인지 모르겠다. 사실 1층은 시야를 방해하는 바로 앞의 나무들이 있기 때문에 2층이 더 보기 좋았을 것 같다. 오로라를 본다면 역시 밖으로 나가야 하기 때문에 1층이 편하겠지만. 자정이 지나면서 하늘에 별들이 보였다. 그렇다고 완전히 맑은 것은 아닌지 별들이 엄청나게 보이지는 않고 북두칠성 등등의 밝은 별들이 보였다. 달은 반달이 떠 있었다.



17일

아침에 느즈막히 일어나서 사가지고 온 아침을 먹었다. 나는 전날 Denali 공원에서 반을 남겨온 터키 샌드위치와 우유를 먹었고 여자와 어린이는 시리얼과 요플레를 먹었던 것 같다. 별로 식욕들이 없었다. 10시가 넘어서, 어쩌면 11시가 넘어서 차를 타고 페어뱅크스 시내로 나왔다. 다운타운에 차를 주차했다. 2시간 가능한 자리였는데 일요일이어서 자리는 많았다. 그런데 일요일이어서 오픈한 가게다 많지 않았다. 근처 공원을 구경하고 안티크 샵에서 구경을 하고 그 옆에 Fudge Pot 이라는 샌드위치 가게에서 점심을 먹고 퍼지를 한 덩어리 샀다. Beef & Ham 샌드위치와 Tuna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그냥 평범한 맛이었다. 손님이 길게 줄을 섰길래 맛있을 줄 알았는데, 연 가게가 적어서 그랬었나 보다. 그 근처에 유명하다는 교회에 구경을 갔지만 닫혀 있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여기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museum 에 갔다. 무료. Nenana 라는 이름을 가진 큰 배가 전시돼 있었고 gold rush town 이라는 작은 거리가 재현돼 있었다.
5시 정도에 Fred Meyer 에 가서 저녁과 다음 날 아침에 먹을 것을 샀다. 월마트 정도 크기였다. 부페 처럼 돼 있어서 무게에 따라 파는 저녁거리를 샀다. 파운드당 8 달러 정도. 딸기를 2 팩 6 달러에 샀다. 시리얼과 요플레 등등을 샀다.

ABL로 거의 왔는데 길가에서 뭔가를 따고 있는 중년 부부를 만났다. 블루베리를 따고 있다고 했다. 비가 계속 내리고 있었다. 차를 숙소에 두고 한참을 걸어 나와서 아까 그 부부가 있던 곳에 갔더니 과연 길가 덤불에 블루베리들이 있었다. 마트에서 파는 것보다는 크기는 약간 작지만. 한 줌 정도를 따고 어린이를 데리고 나올 생각으로 숙소로 돌아가는데 알고 봤더니 숙소 바로 앞에도 블루베리는 많이 보였다. 숙소에 가서 저녁을 같이 먹고 딸기를 넣었던 플라스틱 팩을 들고 어린이와 여자와 함께 나왔다. 한 10 분 정도 땄는데 상당히 많은 양을 딸 수 있었다. 비가 많이 와서 들어왔다. 씻어서 딸기와 함께 먹었다. 새콤한 맛이었다. 어린이가 재미있어 했다.



18일

아침에 딸기와 요플레,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가져왔던 된장국 컵밥을 먹고 출발. 전날에는 비가 많이오고 안개인지 구름인지가 앞에 자욱하게 껴서 오로라는 커녕 멀리있는 능선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새벽 3시 반에 한 번 깨서 창 밖을 봤는데 역시 안개에 쌓여 있는 것 같았다. 네비게이션 시스템에서는 공항 렌트카 리턴까지 6시간 반이 걸린다고 나오지만 중간의 공사 구간이나 점심을 먹을 생각을 하면 그다지 여유가 없을 수도 있었다. 9시 20분 정도에 출발. 오후 4시 정도에 앵커리지에 도착. 그런데 중간에 공사구간에서 돌이 튀었는지 전면 유리 왼쪽 아래에 돌에 맞은 흔적이 생겼고 그 옆으로 금이 가 있었다. 시간이 갈 수록 금이 점점 길어졌다. 무슨 museum 에 갈까 하다가 6시에 문을 닫는다고 해서 그냥 시내 구경을 하기로 했다. 그래서 office depot 에 갔다가 근처 백화점/몰에 갔다. 처음에는 근처 public parking 에 갔는데 2시간에 10달러가 넘었던가? 그래서 왜 이렇게 비싸지 의아해하다가 길 가에 주차하는 자리를 찾아서 주차했다. 길 가 주차 자리는 1시간에 1.25 달러. 요새는 신용카드도 되는 듯. 아무튼 마침 쿼터가 6 개 있어서 1시간 12분 주차를 하도록 해 놓고 Nordstorm 백화점에 들어갔다. 그 옆에는 J.C. Penny 가 있고 그 사이에 몰이 있었다. 여기에서 기념품 가게를 하나 찾아서 몇 가지를 사고 조금 길을 헤매다가 차로 돌아왔다. 앵커리지는 소비세가 0퍼센트라서 그냥 시내 가게에서 사는 것도 면세점에서 사는 것과 같다는 얘기가 있다.

7시 반납시간까지 시간이 간당간당했다. 물론 30분의 grace time 이 주어진다고 했기 때문에 여유가 있긴 했지만. 그래서 중간에 주유를 해서 full 상태로 만들지 않은 상태로 리턴을 하게 됐다. 리턴하는 곳은 지하의 거대한 주차장인데 차를 세우고 짐을 다 뺀다음 fuel 의 정도, mileage 등등을 알려주고 키를 반납하면 된다. 그런데 지하 부스에 사람이 없어서 윗층으로 올라갔다. 빌릴 때 받은 설명서에는 refuel 하는 기름을 갤런당 9달러 정도로 계산해서 charge한다고 돼 있었고 나는 full로 채운 다음 1/10 정도를 탔기 때문에 20 달러 정도를 예상했는데 대뜸 6/8 을 채운 상태로 반납했다고 하고 70 달러를 charge 했다. 이것 때문에 한참 실랑이를 벌였는데 어차피 한 번 컴퓨터에 입력한 다음에는 바꿀 수 없다는 게 카운터 응대하는 아저씨의 입장. refuel 하는 개솔린의 정확한 양은 자기도 모른다고 하고 full 이 아니면 6/8 이 최대로 산정한 양이라고 얘기한다. 그러면 refuel 양을 정확히 산정하는 게 아니라 그런 식으로 대충 산정한다는 문구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미국같이 고소가 난무하는 사회에서 이렇게 대충 써놓고 넘어가는 게 가능한가 의문이다.

한 편 앞 유리에 금이 간 것을 얘기하니까 사고 경위, 이름, 주소, 등등을 작성하도록 했다. 필요한 보험을 다 들고, 특히 Loss Damage Waiver (일종의 자차보험)를 들어놨으니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빌리면서 받은 종이에는 달턴 하이웨이 등등의 비포장 도로를 달리면 안 된다는 조항이 적혀있고 그 중에 Steese 고속도로도 들어있었다. 그런데 ABL 에 가려면 Fairbanks 옆을 지나가는 Steese 고속도로를 지나가야 한다. 그런데 이 구간은 Fairbanks 의 외곽 순환도로 같은 것이어서 그냥 Fairbanks 사람들은 수시로 이용하는 그런 도로일 뿐 아니라 (더 북쪽은 모르겠지만) 이 구간은 아주 포장이 잘 돼 있는 도로다. 오히려 문제는 George Park 고속도로의 비포장 구간이었을 것이다. 아마 사고도 여기에서 일어났을 것이고. 또 한 편으로는 Steese 도로에서 ABL에 들어가는 몇 백 미터 구간이 비포장인데, 상시적으로 비포장인 도로를 달리면 안 되는 것처럼 적혀있었다. (달턴 고속도로가 바로 이런 상시 비포장인 도로의 일종) 하지만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잠깐 노견에 차를 세울 때도 비포장을 몇 미터 지나가는 셈인데 이런 짧은 구간까지 신경써야 하는 걸까? 또 이 종이에는 telematics 장치를 차에 부착하여 차의 경로를 원격에서 알 수 있다는 식의 경고문도 들어있었다. 그러면 Hertz 에서 경로를 복원할 수 있는 걸까? 경로를 복원한다면 그런 미묘한 것들로 문제삼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지난 번 캘리포니아에서 차를 빌렸을 때도 그렇고 차를 빌릴 때마다 사고가 있었다.

아무튼 허츠에서 나와서 터미널로 올라와서 체크인을 하고 표를 받아서 게이트를 지나 들어갔다. 예상대로 면세점에서 이렇다하게 살 만한 것들은 별로 없었다. 어린이가 맥도날드를 먹자고 하여 햄버거를 먹었다. 음료수 컵을 안 주고, 더블 쿼터 파운더에 패티를 한 개만 넣어줬다. 틀렸다고 얘기해 줬더니 미안하다면서 애플 파이를 한 개 더 줬다.

원래 다음 날 19일 새벽 1시 10분 출발 비행기였는데 1시간 정도 연발이었다. 어린이는 중간에 1 시간 정도 게이트 앞 의자에 누워서 잤다.
참고로 Board room 이라는 라운지를 PP 카드로 이용할 수 있었다. 음료수 간단한 빵 같은 것을 먹을 수 있는 듯.



19일

새벽 6시 20 분 정도에 시애틀에 도착. 짐을 찾을 필요가 없으니까 그냥 공항을 나왔다. Link Light Rail 을 타러 갔다. 흑인 거지 아저씨가 자동 티켓 발매기를 사용하는데 직원이나 경찰인 듯한 동양인 아저씨가 도와주고 있었다. 흑인 거지가 1 달러를 더 집어 넣어야 해서 half dollar 동전 2 개를 넣으려고 하는데 half dollar 는 받지 않는 기계였다. 그래서 내가 1달러 짜리 지폐와 바꿔줬다. 중간에 주머니에서 동전을 엄청 많이 꺼내는 걸 보면 거지가 맞는 것 같은데, 떨어뜨린 페니 2 개는 그냥 바닥에 두고 가 버렸다. 우리는 어른 둘 어린이 하나가 왕복 13.5 달러 였다. 그 동양인 아저씨가 옆에서 친절하게 도와줬다. Light Rail 의 노선에서 한 쪽 끝이 국제공항이고 다른 쪽 끝이 제일 유명한 관광지가 Pike Market Place 가 있는 Westlake 역이다. 출발은 6시 40분 정도. 시간은 40분 정도 소요. 앉아서 편하게 시내 관광을 하면서 갈 수 있었다. 시애틀의 첫인상은 집들 옆에 큰 나무들이 많이 있다는 것. Girdwood 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Westlake 에 도착하니까 출근하는 사람들이 지나다녔고 한 두 블럭을 걸으니까 Market Place 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곧장 Starbucks 1호점이라는 곳에 가서 오늘의 거피와 아이스 초콜렛을 한 개씩 시켜 먹었다. 5.X 달러. 앉아서 먹을 자리는 없었는데 근처에 빵집에서 우리처럼 스타벅스 커피를 사가지고 와서 먹는 사람들이 많았다. La Panier 라는 빵집에서 아침으로 크로와상과 건포도가 들어간 빵을 먹었다. 5.X 달러. 그 옆에 다른 빵집에서 piroshky 라는 이름의 빵도 한 개 사다가 먹었는데 sourdough 로 만들었는지 시큼한 맛이었다. 이 빵 한 개가 5.9 달러. 그런데 어린이와 여자는 입맛이 없는지 빵을 거의 먹지 않아서 싸가지고 왔다.

근처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Space Needle 을 보러 갔다. 시간이 별로 없었지만 한 번 올라가 볼까 했는데 상상이상으로 비쌌다. 그래서 그냥 아래에서 보는 것으로 만족. 사진 몇 장 찍고 Westlake 로 돌아와 공항으로 가는 Light Rail 을 탔다. 10 시 정도 출발. 시애틀 공항에서 security check point 를 통과할 때도 약간 운이 좋아서 빨리 들어갈 수 있었는데 그래서 여유있게, 아마 11시 이전에 들어감. 참고로 PP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lounge 가 있는지 찾아보다가 United lounge 에 들어가 봤다. 아주 좋지는 않지만 앵커리지 공항의 Board room 보다는 약간 좋은 것 같다. 음료수와 간단한 빵 종류, 바에서 먹을 수 있는 술 종류가 있는 듯.

왜인지 모르겠는데 낮 12시 30분에 출발해야 하는데 1시 넘어서 출발 했다.


생각해 보면 이번 여행에서는 투어를 여러 번 이용해서 현금이 꼭 필요한 것은 팁 줄 때 정도였던 것 같다.
렌트카로 빌린 Nissan Armada 는 너무 크고 기름을 많이 먹는다. 12910 - 11675 = 1235 (mile) 을 탔고 평균 연비 18mpg = 7.6 km/L 정도. 주로 고속도로에서 운행한 것을 생각하면 연비가 너무 안좋다. 비록 유리에 금이 가긴 했지만 도로는 다른 지역에 비해서 좋은 편이어서 굳이 SUV 를 빌리지 않고 그냥 세단을 빌렸어도 됐을 것 같다. 지난 번 처럼 요세미티같은 산 고개를 넘어가는 게 아니었으니까. 중간에 만난 다른 여행객들도 보통 세단을 빌려가지고 다니는 것 같았다. 69 gallon 을 사용한 셈이니까 4.00 USD/gallon 으로 계산하면 대략 28만원 정도 기름을 쓴 셈이다.



20일

인천공항에 4시 넘어서 도착. 예정보다 1시간 정도 늦은 듯. 짐을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나오기 까지 1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지하 3층에 주차대행 서비스하는 곳에 가서 차를 찾고 나오면서 장기주차 주차요금을 지불했다. 9일 3시간 동안 주차해서 84,600원이 나왔다. 하루에 9천원, 1시간에 1200원이라고 한다. 벌써 러시아워에 걸려서 집에 도착하기까지 1시간 넘게 걸렸다. 7시 정도에 도착.



비용

항공권(만원): 481

숙소 (USD) : 219(Girdwood) + 205(Seward) + 209(Whittier) + 165(Anchorage) + 137(Denali) + 358(Fairbanks) = 1293

투어 (USD) : 3,409
Alpine Air: 2,207
Kenai Fjord: 457
Philips: 417
Mica: 194 +45
Denali shuttle: 89

렌트카(만원): 67(렌트) + 28(기름) + 7(refuel charge) = 102

이상의 비용이 583만원 + 4702 USD ~ 583만원 + 494만원 = 1077만원

B&B 나 투어에서 식사가 포함되기도 해서 식비가 많이 들지 않았다. 75+18 + 50 + 30 + 40 정도. 기타 교통비는 시애틀에서 25 달러. 팁까지 다 합쳐 아마 40 만원 이하일 듯.



9.1.월

여행에서 돌아온 후 Hertz 에 불만 메일을 접수했다. 메일을 보내면서 개솔린을 샀던 영수증들을 찍은 사진을 첨부했다. 이 Nissan Armada 에서는 평균 MPG 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볼 수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됐는데 구매한 개솔린의 양과 MPG로 계산한 마일리지와 주행한 마일리지가 대략 비슷하므로 반납시 full 에 가까왔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오늘 답장이 왔는데 그 때 charge 한 것을 돌려준다고 함. 영수증을 다 챙겼던 게 다행이었다. 아무튼 다음부터는 잘 채워서 반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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