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ke Jonze 감독 작품.
찾아보니까 Being John Malkovich 의 감독이다.
여전히 감정이 남아있는 부인과 별거하고 이혼하는 과정에 있는, 우울한 남자가 컴퓨터의 AI 와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
골전도 마이크가 내장된 이어폰과 작은 수첩같은 모양의 스마트폰 등등의 미래 사회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주인공은 대신 편지를 써 주는 직업을 갖고 있는데 음성 인식 기술이 일상화 돼서 그냥 말을 하면 컴퓨터가 인식 저장 프린트까지 할 수 있다. 이렇게 기술이 생활에 녹아든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특수 효과를 하나도 쓰지 않고 미래 사회를 묘사할 수 있게 된다. 영리한 방식이다. 편지를 읊는 장면을 비롯해서 Joaquin Phoenix 의 연기가 좋다.
초반에 이어폰/마이크를 이용해서 다른 사람과 폰섹스를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은 그 후에 AI 와 음성으로 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하나의 인격으로 인정하게 되는 초석이 된다.
다만 초반에는 PC 의 OS 로 표현되던 AI 프로그램이 나중에 갑자기 여러 PC 에 단말을 두고 있는 server 의 OS 였다는 게 밝혀지는 것은 뜬금없다. 그로 인해 한 AI 가 여러 사용자들과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 파국의 시작점인데, 주인공 남자가 속았다는 느낌이 드는 것 만큼 관객도 속았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흥미롭지만 폰섹스 장면 등등은 어린이, 청소년은 안 보는 게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