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5.6
평일이지만 연휴의 끝으로 쉬는 사람도 종종 있는 날.
아침에 전화를 했는데 잘 받지 않았다. 10시 반 이후에 전화를 받았다.
다행히 정심에 방 자리가 있어서 예약 후 12시 반에 점심 시작.
예전에는 몇달 전에 예약해야 한다는 얘기도 들은 적이 있지만 새로운 자리로 이사한 뒤에 넓어져서 여유가 있는 듯 하다.
가보니까 분더샵 근처의 고센 맞은 편에 있는 단독 건물이었다.
우리가 지불하는 돈으로 이런 곳에 이런 건물을 지었다는 것이냐... 라는 생각이 순간 스쳐지나갔다.
많이들 오해하는데 미슐랭 별 2개를 받은 것은 한국 본점이 아니라 뉴욕 지점이다.
하지만 아마도 음식 맛은 비슷하겠지.
원래 점심은 4코스 5만원, 5코스 8만원, 그리고 7코스 이상인 tasting menu로 10만원이 넘는 것들이 있는데
우리는 5만원 2 개에 8만원 1 개, 그리고 각 메뉴 중에서 금액을 추가하는 것을 몇 개 골라서 먹었다.
처음에는 "반찬"이라고 부르는, 아주 작은 한 입 요리들이 몇 개 나온다.
그리고 나서 코스 시작.
전식, 밥 종류, 생선, 고기, 후식의 5 가지 카테고리가 있고 각각 3 가지씩 들어있다.
5코스는 각 카테고리에서 한 개씩, 4코스는 생선과 고리를 통합한 6 가지 중에서 한 가지를 고를 수 있다.
전식에서는 추가금을 낸 문어가 인상적이었다.
밥 종류는 회덥밥은 먹어보지 못했고, 보쌈덥밥과 추가금을 낸 성게알덥밥을 먹었다.
밥의 양이 적어보였는데 다 먹고 나니까 꽤 먹었다는 느낌이 왔다.
생선 중에서 추가금을 내는 바삭도미와 오리, 항정살, 안심의 고기류 3 가지를 모두 먹었는데 2만원의 추가금을 낸 투뿔안심까지 그냥 보통 정도였다.
사실 그 전날 이마트에서 사온 안심을 집에서 구워 먹었던 게 더 맛있었으니까... 고기 본연의 맛을 살리지도 못하고 소스나 가니쉬는 보통인 느낌.
맛이 없다기 보다 그 앞이나 후의 다른 메뉴들이 워낙 특이해서 상대적으로 평범하다는 느낌.
후식은 유명한 "이맘 때쯤 합천은"이나 "도산공원을 걷다"가 없고 다른 것들이었다. 기대했는데.
청담파이, 모던초코, 벚꽃엔딩을 각각 골라서 나눠 먹었다.
각 메뉴가 복잡한 구성을 가지고 있고 모양도 예쁘고 맛있어서 다 먹고 나올 때는 비쌀만도 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먹지는 못했지만 "합천"이나 "도산공원", "돌 하루방"을 사진으로 보면 예술의 경지)
그리고 다음에 다시 오고 싶네 라는 생각까지 들고 말았다.
메인요리가 약하니까 다음에 간다면 그냥 4코스를 먹어도 별 차이가 없을 것 같다.
테이스팅 메뉴나 저녁은 어떤지 궁금하다.
재미있는 점들:
식기가 cutipol 제품인데, 특히 칼이 약간 작아서 귀엽고, 보통 칼처럼 눞혀 놓는 게 아니라 수직으로 세워놓을 수 있는 특이한 형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