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거의 쓰지도 않을 것 같으니 가장 싼 것 중에서 기본 이상인 걸로 사자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HJC R4 검은 색을 사려고 했다. 그런데 뒤에 스티로폼이 드러나는 디자인이고 한 가지 사이즈로 모든 머리를 커버하는 프리 사이즈라는 점이 찝찝함. 3.4만원 정도.
그래서 고려한 것이 HJC X4 나 X5. 각겨은 X5 가 8.1만원 정도. 무게는 아마 M 사이즈가 230g 이라고 함.
그런데 색깔이 별로... 그러다가 인터넷에서 Uvex FP3 와 POC Trabec race 가 소개된 페이지를 보게 됐다.
Uvex fp3 는 단종 됨. 그 후속으로 race 3 가 나오는데 무게가 300g 이 넘는다.urban bicycle helmet 을 찾았는데 이것도 단종됨.
대신에 boss race 가 비교적 괜찮아 보였음. 230g, made in germany. 최저가 10.6만원 정도. 그런데 이것은 roll-over-bar 기술이 안 들어간 보급형 모델. race 1 이 roll-over-bar 이고, 무게도 230g 으로 가볍다. 최저가 16.8만원 정도. race 5 를 착용해 봤더니 58cm 까지 쓸 수 있는 게 약간 여유가 있으면서 잘 맞는다. 55cm 까지 쓸 수 있는 race 1 을 써 보려고 했는데 잘 안 들어갔다.
한편, POC 의 octal raceday 도 찾아봤는데 무게 195g 가격은 27만원. 근처 RK 바이크에 가서 실물을 보고 써봤는데 56cm 까지 가능하다는 S 사이즈도 딱 맞게 들어가긴 했지만 아무래도 60cm 까지 가능하다는 M 사이즈가 여유있게 들어갔다. 추울 때는 속에 다른 모자를 겹쳐서 써야 하니까 딱 맞는 것은 좋지 않다. 하지만 그러다 보니까 너무 큰 걸 쓰게 되는 것 같았다. 아마도 현재 헬멧 중 최경량이고 통기성도 우수하다는 평이 있다. 뒤에는 아주 큼지막한 구멍이 뚫려 있고 (그 안쪽에 검은 색의 뭔가가 있어서 안전상의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아주 멋진 모양인데 앞이나 위에서 보면 뇌를 연상시키는 모양이라서 별로 좋지 않다. 하지만 다른 대부분의 로드 자전거 헬멧들의 "나 역동적이다~~" 스타일과는 다른 독특한 스타일이다. 하지만 판매가가 너무 비싸다. 온라인 업체들도 모두 정가로 팔고 있는 걸 보면 이 브랜드의 한국 수입처가 가격 통제를 아주 잘하고 있기 때문인 듯.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 가격에 그걸 사느니 다른 걸 사겠다는 생각이 들고 만다.
trabec race white/orange 모델이 사진으로 보기에는 아주 특이하면서 좋아보였는데 뒤에 고정시키는 밴드가 헐거워진다는 불만들이 있었다. 뒷통수 아래부분까지 커버하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고 하는데, 그래서 무게는 340g. 바이져를 제거하면 20g 정도는 가벼워질 것 같지만. 직접 실물을 보려고 강동구에 있는 펠레스포츠까지 감. 실물은 실망스럽다. 오렌지 색이 붉은 색조가 강해서 그런지. 게다가 58cm 까지 가능하다는 S/M 사이즈였는데 좌우로 약간 거북한 느낌이었다. 56도 들어갔었으니까 58은 여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이것은 23만원.
바이져를 제거한 모습을 보고 싶어서 찾다가 구글에서도 못찾았는데 드디어 찾았다. 바이져 아래에 작은 구멍이 두 개 더 있고 예상대로 둥글둥글 귀여운 모습이 된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biketobike&logNo=120142538648
POC 제품들은 각각 MIPS 기술이 들어간 버젼들이 있다. 몇 만원씩 더 비싼데 더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착용시 꿀렁거리는 느낌이 불안하게 한다는 평도 있다.
보통의 로드용 헬멧들은 대부분 울퉁불퉁한 스타일이어서 식상하다. 그러고 보면 Uvex fp3 도 그런 울퉁불퉁함이 덜한 모양으로 보여서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자세히 찾아봤었던 것 같다. (octal raceday 도 그런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매끈한 구형에 구멍만 뚫어놓은 스타일의 에어로 모델들을 찾아봄. Giro 의 air attack 이나 Uvex EDaero 같은 것들은 보기에는 좋은데 무겁고 통기성이 좋지 않다. commuter helmet 들은 모양이 단순해서 좋은데 다들 구멍이 몇 개 없어서 여름에는 타기 힘들 것 같았다.
한편, 여름 오후에, 비교적 선선한 날이기는 했지만 400g 짜리, 구멍이 몇 개 없는 승마용 헬멧 Ked passo 를 쓰고 달려봤더니 역시 가볍고 바람이 잘 통하는 게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양은 그 다음 문제고. 찾아보니가 사람의 머리는 4에서 5kg 사이라고 한다. 400g 이면 10퍼센트가 늘어나는 거니까 무시할 만한 무게는 아니다. 한편 여러 헬멧들 사이에 40g 차이는 1퍼센트 차이밖에 안 나니까 무시할 만한 무게라고 할 수 있겠다.
그 후에 Mavic 의 헬멧들이 눈에 들어옴. cosmic ultimate 는 210g. 최저가 22만원 정도. CXR ultimate 는 에어로 헬멧인데 비교적 가벼운 250g. 구멍도 많이 뚫려있어서 통기성이 좋다고 함. 해외직구로 하면 각각 19만원, 22만원 정도. Mavic yellow 라는 노란색이 예쁜데 너무 눈에 띄는 색이라서 그냥 검은 색이 좋을 것 같다. CXR ultimate 는 앞 모양이 일본 욱일기를 연상시킨다. 특히 노란색은 더 그렇다.
현재로서는 Mavic CXR ultimate 검은색 M 사이즈 (54-59cm) 를 사게 될 것 같다. S 사이즈는 56cm 까지 가능하다고 하고 59cm 는 너무 큰 것 같지만 상당히 서양적인 모양이라는 평이 있어서 M 이 맞을 것 같다.
Mavic 은 원래 휠셋이나 의류로 유명한 브랜드인데 그래서 그런지 헬멧을 실제로 가지고 있는 가게가 거의 없다. 심지어 인터넷에서 착용샷을 찾기도 힘들다. 아머스 스포츠 코리아에 전화해서 물어보니까 알퐁소에서 운영하는 올댓바이크를 알려줬다. 성북동 성신여대역 근처에 있는 가게인데, cosmic ultimate 등등의 다른 모델들은 있지만 CXR ultimate 는 딱 2 개 남아있고 그마져도 이번 주말이 지나면 처분할 계획이라고 한다.
결국 올댓바이크에 가서 직접 써 봤다. 노란 색은 아주 예쁜 노랑이고 검정은 적당한 매트 검정인데, 직접 써 보면 M 사이즈도 좌우가 여유있지는 않았다. 꽉 끼지도 않았지만. 머리에 쓰면 꽤 커보이고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니까 물건만 보면 다른 많은 제품들과는 달리, 물건 자체도 아주 좋아보이는데 직접 쓰면 그런 멋있는 모습이 반감되고 만다. (사실 레이져 z1 이나 uvex 의 race 5나 사진으로 보면 멋지다는 느낌을 주지만 직접 보면 그냥 평범해 보인다.) 가격은 29만원에서 15퍼센트 할인해서 24.6만원이라고 함. 한 가지 더 장점이 있다면 에어로 헬멧은 보통의 헬멧에 비해 바람 소리가 훨씬 적게 들린다는 평이 있다는 것이다. 이 CXR ultimate 도 아마존 평에 따르면 그런 장점 때문에 또 사고 싶다는 의견이 있을 정도.
그리고 210g 짜리인 Mavic cosmic ultimate 노란색을 봤는데 이것도 좋아 보이긴 했다. 특히 250g 짜리 CXR 에 비해 불과 40g 가벼운 것인데 직접 들어봤을 때 그 차이가 느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능적인 면만 보자면 octal raceday 가 가장 좋은 것 같다. 이걸 산다면 검은 색처럼 보이지만 진한 청색인 nickel blue(navy black 이라고 하기도) 의 M (54-60cm)사이즈를 사면 될 것 같다. 근처 RX바이크에서 27만원 정가에 현금으로 10퍼센트 할인해 준다고 한다. 그러면 24.3만원. 누가 턱끈이 흰색이라고 불만스럽다는 글을 봤는데, 내 생각에도 이건 검은 색으로 갈수 있으면 갈았으면 좋겠다.
어떤 블로그에서 턱끈이 검은 경우를 봤음.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helio_graphy&logNo=220320140125
이 턱끈 검은 제품은 원래 시착용이었는데 수입사에 잘 아는 사람이어서 구할 수 있었다고 함.
octal raceday 를 잠깐 쓰고 자전거를 달려 봤다. 한 여름 저녁 7시 반 정도. 헬멧을 안 썼을 때는 덥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적당하게 선선했는데 헬멧을 쓰고 잠깐 동안에 머리가 뜨뜻해지면서 땀이 나려고 준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반품했다. 턱끈이 흰색이라는 점도 문제지만, 더 불만스러웠던 것은 귀 아래 끈 합류지점이 고정돼 있어서 길이를 조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귀가 살짝 닿으면 어떻게 하라고 이렇게 만든 것인지 모르겠다. 경향화도 좋지만 이런 게 없으면 불편한 사람이나 경우가 있을텐데. 거기다가 안 쪽 스티로폼에 살짝 찍혀서 파인 부분도 있는가 하면 안 쪽에 붙이는 스티커들이 정확한 위치에서 약간 벗어나 붙어 있다. 성능에 큰 문제가 있지는 않겠지만, made in china 라고 다 이런 식인 건 아닐텐데, 만듦새가 허술하다는 느낌이 든다. 아무튼 잠깐 달려본 경험으로 보면, 이렇게 가볍고 통기성이 좋은 헬멧도 어차피 여름에 타면 땀이 나고 불편하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러니까 여름에는 자전거를 아예 안 타거나 헬멧을 안 써도 되는 동네 라이드만 하는 게 상책이다. 그런데 어차피 시원할 때 타면 약간의 무게 차이, 약간의 통기성 차이는 별 상관이 없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