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권| ▩__________잡학상식‘
박상만(대표)|조회 39|추천 0|2015.12.16. 19:43
대기권이란 지구를 에워싸고 있는 공기층을 말한다. 대기권이 없으면 생물이 살 수 없다.
대기권이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에워싸고 있는 공기층을 말한다. 통상 대기권의 영역은 지표면으로부터 약 10,000㎞ 정도까지로 본다. 대기(atmosphere)라는 말은 희랍어의 수증기를 뜻하는 atmos와 구(球)를 뜻하는 sphaira 에서 유래되었다. 그러기에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공기의 층을 대기(atmosphere)라고 부르는 것이다. 중력으로 지구표면에 밀착되어 지구와 같이 서에서 동으로 회전하는 기체의 총칭이라 할 수 있다.
지구에 대기가 있는 것이 어떤 도움이 될까? 대기의 존재로 인해 지구는 태양의 직사광선에 무한히 가열되지 않는다. 야간에는 복사냉각에 의해 극저온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또 대기는 유성이나 우주선(cosmic rays), 태양의 미립자, 복사 등 높은 에너지 입자의 침입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고, 인류가 살아갈 수 있도록 산소와 맑은 공기를 공급해 준다.
대기권의 성분
대기권의 공기성분을 살펴보자. 아래 표는 지표부근 건조공기의 조성을 나타낸다. 수증기를 제외한 건조공기의 성분은 전체 부피의 약 78%가 질소(N2), 약 21%가 산소(O2)이며, 0.9%가 아르곤(Ar)이다. 이산화탄소(CO2)가 0.03% 있으며, 나머지는 미소량의 네온(Ne), 헬륨(He), 크립톤(Kr), 크세논(Xe), 오존(O3)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기의 대부분은 질소와 산소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아주 미량밖에 없는 이산화탄소나 오존, 수증기의 역할은 매우 크다. 아래의 표는 건조공기에 관한 것이라서 수증기가 포함되지 않았다. 수증기의 90%는 지표면에서 수 km까지의 층에 밀집해 있다. 공기 중에 포함된 수증기는 적은 양이지만, 상(相)변화로 대기에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해면고도에서 건조공기의 조성(출처: 기상총감)
대기는 여러 가지 기체의 혼합물이다. 대기의 하층에서는 공기의 운동에 의하여 상하의 공기가 잘 혼합된다. 그러므로 상당한 높이까지 조성비가 일정하다. 이산화탄소와 오존을 제외하고, 대략 80km까지는 여러 기체가 지구상 어디서나 일정하게 분포되어 있다. 이 층을 균질권(homosphere)이라 한다. 균질권은 대류권‧성층권‧중간권을 포함하는 대기층을 말한다. 중간권계면 위의 대기는 태양 복사에너지를 흡수하여 광해리(光解離) 작용이나 확산분리(擴散分離) 작용을 한다. 이로 인해 분포가 균일하지 못하다. 이 같은 대기층을 비균질권(heterosphere)이라 하며, 열권 및 전리권이 이에 해당된다. 인공위성 관측에 의하면 대기는 지상 120km층까지 주로 질소와 산소로 구성되어 있다. 120~1,000km층은 산소원자, 1,000~2,000km층은 헬륨, 그 이상에서 10,000km까지는 수소로 구성되어 있다.
대기권의 구분
대기권은 고도에 따른 기온 변화에 따라 아래 그림처럼 4개의 층으로 구분한다. 각 층의 이름은 권(sphere)이 된다. 그리고 권과 권의 경계면을 권계면(-pause)이라 한다.
지구대기권의 구조 (자료: NOAA)
대류권(troposphere)
대류권은 대기 질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층이다. 대표적인 특성은 고도가 증가함에 따라 기온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태양복사가 지면에서 흡수된 후, 장파로 재복사되는 층이다. 이로 인해 대류권의 하층부는 기온이 높게 된다. 그러나 상층으로 갈수록 복사냉각되어 기온은 낮아진다. 대류권은 고도에 따라 일정한 비율로 기온이 감소하는 기온감률(lapse rate)을 갖는다. 건조공기는 1km에 10℃ 정도 하강하고, 포화공기는 5℃ 정도 하강한다. 실제 대기 중의 습윤공기는 1km에 6.5℃의 기온감률을 갖는다. 대류권의 ‘tropo’는 ‘돌다’ 또는 ‘섞이다’라는 의미의 그리스어다. 공기가 섞이고 돈다는 뜻이다. 수증기와 응결핵의 대부분이 대류권에 집중해 있다. 물의 순환도 일어난다. 이런 이유로 대류가 일어나면서 구름이 생기고 비가 내린다. 안정할 경우 안개가 만들어진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기상현상의 90% 이상이 대류권에서 일어난다. 한마디로 불안정한 층이라 할 수 있다. 대류권의 두께는 열대지방이 가장 두껍다. 중위도의 두께는 약 11km 정도다.
중위도에서 대류권의 구조는 저층, 지표층, 이류층으로 나뉜다. 지상으로부터 2m 높이의 대기층을 저층(bottom layer)이라고 하며 미기상학(微氣象學)이 적용된다. 이보다 위인 지표층(ground layer)은 지상층이라고도 부른다. 2m~2km까지의 공기층으로 지표의 마찰이 바람에 영향을 미치는 고도다. 기온은 고도에 따라 감소하고, 습도는 일변화의 영향을 받는다. 대류권의 가장 상층은 이류층(advection layer)이다. 2km부터 대류권계면까지의 층으로 바람의 수평운동이 탁월하다. 마찰의 영향이 거의 없으며 풍속은 고도와 더불어 증가한다. 이류층의 위에 대류권계면(tropopause)이 있다. 대류권계면은 극, 중위도, 열대권계면으로 나뉜다. 각 권계면의 특성은 아래 표와 같다.
대류권계면의 위치와 특징(자료: 공군기상총감)
성층권(stratosphere)
대류권계면과 고도 50km 정도인 성층권계면 사이의 층이다. 온도가 거의 일정하거나 서서히 증가하는 층이기에 대류권과 구별된다. 구조는 둘로 나뉜다. 먼저 등온층(isothermal layer)은 대류권계면으로부터 35km까지의 층이다. 기온이 높이와 무관하게 거의 일정한 층이다. 그 위에 위치한 온난층(warm layer)은 등온층과 성층권계면 사이에 있다. 고도에 따라 기온이 서서히 증가하는 층이다. 등온층에서는 대기가 안정하고 불순물이 적어서 일반적으로는 구름이 없다. 그러나 가끔 하층에 권운이나 진주모운(진주운)이 나타나기도 한다. 성층권의 가장 큰 특징은 오존층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오존으로 인해 고도에 따라 기온이 서서히 상승한다. 오존이 태양광선으로부터 자외선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고도 50km에서 온도는 극대가 된다.
성층권에서 생기는 지형성 구름인 진주모운 <출처 (cc) Alan R Light at Wikimedia.org>
적도 부근의 18~30km 고도에서는 12~13개월 동안 편동풍이 분다. 그 뒤 12~13개월 동안은 편서풍이 부는, 약 2년의 변화가 나타난다. 오존(O3)의 분포와 수송에 기인한 현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성층권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진주모운(mother-of–pearl cloud)이 있다. 북유럽에서 푄(Foehn) 현상이 있고, 구름이 없을 때 나타나는 섬세한 렌즈형의 녹적색 구름이다. 일종의 지형성 구름으로 고도는 20~30km 정도에 나타난다. 음파의 이상전파(abnormal propagation) 현상도 나타난다. 화산폭발이나 대포의 소리는 음원으로부터 멀어져 50km쯤 가면 들리지 않는다. 그런데 100km 이상의 거리에서 다시 들리는 구역이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을 음파의 이상전파라 한다. 이것은 상층 50km 부근에 고온층이 있기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오존층과 성층권 돌연승온(sudden warming)은 뒤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겠다. 성층권과 중간권의 사이에 성층권계면(stratopause)이 있다. 고도 약 50km정도 높이에 온도극대가 나타난다. 온도는 0℃ 이상 되는 경우도 있다.
지구의 대기권으로 떨어지는 유성 <출처 (cc) NASA's Marshall Space Flight Center at Flickr.com>
중간권(mesosphere)
성층권계면과 고도 약 80km의 중간권계면 사이의 층으로 고도에 따라 기온이 감소하는 층이다. 중간권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유성, 야광운이 있다. 유성(meteor)은 지구 외부로부터 미립자가 대기 중에 돌입하여 1~2초 동안 1등성 정도의 밝기로 빛을 내며 소산되는 현상이다. 완전히 소산하지 않고 지상에 떨어진 것을 운석이라 한다. 유성의 소멸고도는 70km와 48km 부근에서 극대, 50km 부근에서 극소를 보인다. 야광운(noctilucent cloud)은 고위도 지방 74~92km 고도에서 일출 전 또는 일몰 후에 나타나는 털 모양의 은색구름이다. 야광운의 입자는 얼음의 얇은 막을 가진 유성진의 입자가 태양의 빛을 산란시켜 빛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간권계면(mesopause)은 중간권과 열권의 경계가 된다. 열권의 하부와 중간권계면 근처에서는 0.1μm이하의 자외선이 대부분 흡수된 뒤여서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또한 공기는 적외복사로 열을 잃고 있기 때문에, 중간권계면에서 온도가 극소가 된다.
고위도 지방의 중간권에서 나타나는 야광운 <출처 (cc) Kevin Cho (Kee Pil Cho) at Wikimedia.org>
열권(thermosphere)
80~300km의 대기로서 온도권이라고도 한다. 초고층 대기가 시작되는 층이다. 대기조성비로 분류할 때 비균질권과, 대기입자가 이온으로 존재하는 전리권이 시작되는 고도와 대체로 일치한다. 열권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델린저(Dellinger) 현상, 야광, 극광 등이 있다. 델린저 현상은 통신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현상을 말한다. 전리층은 태양의 활동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태양면의 폭발(solar flare)이 일어날 때는 파장이 0.1μm 이하의 자외선이나 X선의 강도가 증가한다. 열권 내의 전리층인 E층이나 D층의 전리도 증가한다. 그 결과 D층에서의 전파의 흡수도 증가하여, 전리층 전파를 이용하는 단파의 국제통신이 일시적으로 두절된다.
달이 없는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이 아주 어둡지는 않다. 이 중 대부분이 초고층 대기의 기체에서의 복사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현상을 야광(night sky light, airglow)이라고 한다. 출현고도는 200~300km이다. 원인은 주간에 빛을 흡수하여 에너지 상태가 높아진 네온(Ne), 질소분자(N2), 산소분자(O2), 산소원자(O) 등 공기분자나 원자의 일부가 야간에 원래의 안정상태로 되돌아갈 때 방출하는 빛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극광(polar aurora)이 있다. 극지방의 밤하늘에 아름다운 색채로 나타나는 빛이다. 대부분(94%)이 90~130km 부근에서 나타난다. 색은 녹백색, 암적색, 적백색, 자색 등이 있으며 밝기는 만월 정도까지 밝을 때도 있다. 태양으로부터 날아오는 입자에 의하여 발생하므로 태양활동의 영향으로 본다. 자기폭풍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가장 많이 관측되는 곳은 자극을 중심으로 20~25도의 대상(帶狀)지역이다.
극지방의 열권에서 나타나는 극광(polar aurora)
외기권(exosphere)
열권 위에 있으며, 대기의 물리량은 고도에 따라 연속적으로 변화한다. 그러므로 열권과 외기권의 경계는 모호하다. 보통 500km 이상을 외기권으로 본다. 여기에는 중성의 산소원자, 산소이온, 수소 등이 희박하게 존재한다. 기체법칙이 성립하지 않고, 가벼운 헬륨 같은 기체는 분자충돌 때 외계로 나갈 수도 있다. 외기권에서는 분자나 원자들이 충돌할 기회가 극히 드물기 때문에, 개개의 분자, 원자는 지상에서 발사된 탄환처럼 궤도를 그리면서 돌고 있다. 속도가 빨라 이탈속도(escape velocity) 이상의 속도를 가지면 지구의 인력을 벗어나 우주로 탈출하기도 한다.
대기에 관한 고대인들의 생각
“하늘 높이 날지 마라. 해 가까이 가면 뜨거워져 날개를 이어 붙인 밀랍이 녹는단다.” 고대의 뛰어난 기술자였던 다이달로스가 아들 이카로스에게 한 말이다. 이 부자는 크레타 섬에 갇혀 있었다. 탈출하는 방법은 오직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것뿐이었다. 다이달로스는 철창 앞에 날아온 새들의 깃털을 모아 실로 엮고 밀랍을 발라 날개를 만들었다. 그리고 아들과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그런데 이카로스가 아버지의 이야기를 무시하고 하늘 높이 날았다. 이카로스의 날개 밀랍은 뜨거운 태양 때문에 녹았고 그는 바다에 추락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다.
신화는 그 시대의 세계관을 반영한다. 그 당시 사람들은 상공 높이 올라가면 뜨거울 것이고, 그래서 높이 올라간 이카로스의 날개 밀랍이 녹았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이카로스가 날았던 대류권은 상공으로 올라갈수록 기온이 낮아진다. 날개의 밀랍이 녹는 것이 아니라 더 단단해진다는 말이다. 그런데 당시에도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리스의 과학자이자 철학자인 아낙사고라스는 열이 공기를 상승시킨다고 생각했다. 그는 상승하는 공기가 냉각되면 구름이 된다고 했다. 여기에 더해 고도가 높아지면 기온은 내려간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19세기말까지 과학계에서 용인되지 않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기에 관한 지식은 20세기에 들어와 정립된 것이다.